방통위 부위원장 시절부터 '투쟁'
능력 인정 받은 대변인이자 법률위원장
주목에 부담 느끼지만 불의는 못 참아
"난 '돌부처' 아냐…언성 높일 수밖에"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이 9월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국민의힘 '이재명 정권 실정 대국민 보고대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이 최근 과반 의석을 확보한 여당과 홀로 맞서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국회 입성 전부터 불의를 참지 않겠다고 드러낸 소신이, 이제는 당의 최전방 공격수로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여당은 김 의원이 이슈화를 노리고 의도적으로 강경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절하하고 있지만, 김 의원은 불의에 맞서겠다는 소신을 놓지 않는 만큼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11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김 의원은 당에서 원내수석대변인과 법률자문위원장을 역임하고 있으며 당 지도부와 원내 지도부로부터 역량을 인정받은 인물이다. 대변인과 법률위원장직으로서도 성과를 내고 있지만, 김 의원의 행보 중 이목이 쏠린 것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으로서 활동이다.
지난 8월부터 법사위원으로서 활동한 김 의원은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해 "김민석씨"라고 언급하면서 이목을 끌었다. '서면 제청' 논란에 대해 김 대표가 조희대 대법원장을 "해방 이후 최악의 대법원장 조희대씨"라고 발언하자, 김 의원은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김민석씨"라고 맞불을 놓은 것이다. 김 의원이 해당 발언을 한 이유는 여당의 내로남불을 꼬집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당시 여당 의원들은 "예의를 지켜라"라고 항의하자, 김 의원은 이들을 향해 웃으며 "조희대씨는 괜찮은 것인가"라고 지적했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역사 왜곡 논란이 불거진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여당의 선택적 표현의 자유 문제도 꼬집었다. 지난 6일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해당 영화와 관련된 질의가 나오자, 김 의원은 "우리 '부엉이 바위의 진실'이나 하나 만들자"라고 언급했다. 부엉이바위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장소다 보니, 범여권에선 "인간이 되세요" "한 번도 사람인 적이 없다" 등 격양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김 의원은 "패륜 영화는 보자고 하면서 부엉이바위는 긁히는 것인가"라고 맞받아쳤다.
여당에선 김 의원의 행보가 강경 발언을 통해 이슈화를 노리는 '자기 정치'라고 평가절하한다. 국민의힘 일부에서도 김 의원의 언행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는 나오는데, 김 의원의 주장이 자칫 왜곡될 수 있다는 걱정이다. 한 당 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한번 싸움이 붙으면 경쟁적으로 (여당이) 나오기 때문에 계속할 수밖에 없다"며 "김 의원이 정말 잘하긴 하지만, 조심할 필요도 일부 느껴진다"고 말했다.
다만 김 의원 측은 민주당 소속 서영교 법사위원장의 편향된 의사 진행에 저항하기 위해선 불가피한 행보라는 입장이다. 특히 김 의원의 경우 국회 입성 전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 시절부터 민주당의 탄압에도 끝까지 맞섰던 이유가 '불의에 참지 못한다'는 성격이 영향을 미친 만큼, 국회의원이 된 현재도 소신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김 의원은 거친 언행이 이슈화되는 것에 일부 부담을 느낀다고 김 의원 측은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소리를 높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여당의 내로남불에 분노를 느끼기 때문이라고 한다. 실제 김 의원은 '부엉이 바위의 진실' 발언으로 서 위원장으로부터 발언권이 정지된 이후 회의장 밖에서도 처분에 대해 항의했다. 자신에 대한 범여권 위원들의 거친 언행에는 조치를 취하지 않는 행보가 불합리하다는 이유에서다. 김 의원은 이후 서 위원장의 유감 표명 요구에 대해 "이런 얘기를 듣고 언성이 안 높으면 돌부처"라면서 "대단히 송구스럽게도 제가 돌부처까지는 못 된다"고 선을 그었다.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이 6월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제22대 국회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투표를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김 의원은 지난 6·3 지방선거 당시 함께 치러진 울산 남갑 보궐선거에서 승리해 국회에 입성했다. 소위 '0.5선'으로 불리지만, 당 지도부와 원내 지도부에서 김 의원의 역량을 인정해 여러 주요 직책을 맡겼다.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 출신으로 언론의 생태계를 이해하고 당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는 지도부 판단에 따른 인선이다. 나아가 사법연수원 28기로 대구·울산·부산지법 부장판사를 지낸 능력도 인정받아 당의 여러 법률 검토와 선거 및 정당 활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법적 대응을 총괄하는 법률자문위원장으로도 발탁됐다.
김 의원은 갑작스럽게 공천을 받고 국회의원이 된 인물은 아니다. 이미 방통위 부위원장 시절부터 민주당과 맞서면서 보수층에 인상을 남겼기 때문이다.
지난 2024년 8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여당에서 강경파로 꼽히는 최민희 의원이 위원장으로 활동했다. 당시 방통위원장 직무대행이었던 김 의원은 MBC 등 공영방송 이사 선임 과정 관련해 민주당 의원들로부터 집중 추궁을 받았는데, 국민의힘에선 "마치 김 직무대행의 인사청문회 같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김 의원은 '건방 떨지 말라'는 공세 속에서도 "잘 들리니 언성을 높이지 않아도 된다"고 웃으며 맞받아치거나, 얼굴을 비비는 행동을 지적하는 최 위원장에게 "얼굴 비비는 것까지 뭐라고 하시냐"고 반박하는 등 전방위 압박에도 굴하지 않는 면모를 드러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국면 당시였던 지난해 1월 김 의원은 당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의 이른바 '헌법재판관 임명' 논란에도 저항한 바 있다. 윤 전 대통령의 탄핵 심판을 맡게 될 헌법재판관을 최 권한대행이 사전 조율 없이 임명하자, 이에 항의하기 위해 사직서를 제출한 것이다. 김 의원은 당시 배석자로 참석한 국무회의에서 "민주적 정당성이 약한 상황에서 자신의 권한이라며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전방위에서 활약하는 김 의원의 지원군은 국민의힘 당원과 보수 지지층이라고 김 의원 측은 설명했다. 김 의원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현재 9만 7400여명인데, 당초 몇천명에 불과했던 채널이 곧 구독자 10만명을 노릴 수 있었던 이유가 당원과 보수 지지층의 응원이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김 의원 측은 "김 의원의 활약 이후 의원실로 응원 전화도 많이 오고, 유튜브 구독자도 10만명을 바라보고 있다"며 "김 의원 행보에 대해 당원들이 긍정적으로 봐주고 있어서 든든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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