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살자(들)' 배후설에 52년 만에 입 연 수사검사…"말도 안돼"

김민환 기자 (kol1282@dailian.co.kr)

입력 2026.10.05 15:21  수정 2026.10.05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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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수사검사 "문세광 단독범행 확실"

"경호 실패 있었지만 의도적 방조 아냐"

"실존 인물 왜곡…창작의 자유에도 책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암살자(들)' 포스터 ⓒ하이브미디어코프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싸고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의 배후설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당시 사건을 직접 수사했던 검사가 "문세광의 단독범행이 확실하다"며 관련 의혹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1974년 사건 당시 특별수사본부에 참여했던 김영수 변호사는 현장검증 등을 통해 사실관계가 확인됐다며 경호 실패가 있었던 것은 맞지만 이를 의도적인 범행 방조나 공권력 개입으로 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 변호사는 인터뷰를 통해 "이미 현장검증을 통해 사실관계가 다 밝혀진 사안"이라며 "문세광의 단독범행이 확실하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1974년 8월 15일 광복절 기념식에서 육 여사가 피격된 직후 서울지검 공안부 검사로 특별수사본부에 파견됐다.


당시 수사본부에 투입된 검사 3명 가운데 한 명으로 문세광을 직접 조사했으며 이후 사형 구형과 집행 과정에도 참여했다.


김 변호사는 당시 수사를 토대로 문세광이 북한 공작원으로부터 사상교육과 지령을 받은 뒤 박정희 전 대통령을 살해하려 했다는 기존 수사 결과를 재차 강조했다.


그동안 공개적인 언급을 자제했던 김 변호사가 52년 만에 다시 사건에 대해 입장을 밝힌 것은 최근 개봉한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논란 때문이다.


육 여사 피격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는 박 전 대통령을 정점으로 한 공권력이 사건의 배후에 있었다는 의혹을 다루면서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였다. 검찰과 중앙정보부가 사건 은폐와 조작에 관여한 것처럼 묘사됐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김 변호사는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이런 영화까지 나오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며 관련 의혹이 사실처럼 확산하는 데 우려를 나타냈다.


다만 자신은 영화를 직접 관람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영화를 보지 않아 어떻게 사건을 왜곡했는지는 알지 못한다"면서도 실존 인물과 역사적 사건을 소재로 한 창작에는 일정한 책임이 따라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당시 경호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은 인정했다.


김 변호사는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암살자가 아니었던 문세광이 대통령이 참석한 행사장에 들어가 총격을 벌일 수 있었던 배경에 "어처구니없는 경호 실패"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문세광에게 출입증이 없었지만 일본어를 사용하면서 현장 경호 인력과 경찰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고 결국 행사장 진입을 허용했다는 것이다.


실제 김 변호사는 당시 경호 부실의 책임을 물어 서울 중부경찰서 정보과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고 설명했다.


다만 경호 실패가 의도적인 것이었다는 주장에는 선을 그었다. 현장 대응에 문제가 있었던 것과 공권력이 계획적으로 범행을 방조했다는 주장은 별개의 문제라는 취지다.


육 여사가 문세광이 아닌 경호원의 총탄에 맞았다는 주장도 반박했다.


김 변호사는 당시 객석에 있던 고 장봉화 양이 경호원의 오발로 숨진 사실이 육 여사의 피격 경위와 뒤섞여 잘못 알려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수사본부 역시 사건 직후에는 장 양이 문세광의 총탄에 맞은 것으로 추정했지만 일주일 뒤 현장검증을 통해 경호원의 오발에 따른 피격으로 확인했다는 설명이다.


김 변호사는 당시 조사한 문세광에 대해서는 자신의 행동에 강한 확신을 가진 인물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문세광이 자신의 행동이 지지를 받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자신을 향한 비판 여론을 확인한 뒤 크게 절망했고 사형 집행을 앞두고는 "내가 속았다"며 오열했다고 전했다.


영화를 둘러싼 논란이 표현의 자유 영역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실존 인물을 소재로 한 창작은 달리 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변호사는 "누군지 특정할 수 없는 인물이라면 마음대로 변형할 수 있지만 유족까지 있는 실존 인물을 왜곡해선 안 된다"며 "문예 창작의 자유가 있다고 해도 최종적으로는 법원의 판단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이후 국가안전기획부 1차장과 국회의원, 청와대 민정수석, 문화체육부 장관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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