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노동자도 원청에 작업중지 요구…‘피할 권리’ 확대
산안법 위반 신고하면 포상금…노사정 ‘안전한일터위원회’ 설치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9회(정기회) 제10차 본회의에서 산업안전보건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되고 있다. ⓒ뉴시스
안전·보건 조치 의무를 위반해 1년간 노동자 3명 이상이 산업재해로 사망한 기업에 영업이익의 최대 5%를 과징금으로 부과하는 제도가 도입된다. 반복적인 사망사고가 발생한 사업장에는 사업 등록 말소를 요청할 수 있고 노동자의 작업중지 권한도 확대된다.
고용노동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1일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사업주가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위반해 1년 동안 3명 이상의 노동자가 산재로 사망하면 영업이익의 5% 이내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과징금은 기업 규모와 위반행위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 징수한 과징금은 산재보험기금에 귀속해 산업재해 예방사업에 활용한다. 기업의 경제적 책임을 강화해 안전 투자를 확대하도록 유도한다는 취지다.
과징금 제도는 법 공포 후 6개월이 지난 날부터 시행된다.
반복적인 중대 산업재해가 발생한 사업장에 대한 제재도 강화된다. 안전·보건조치 의무 위반으로 동시에 2명 이상이 사망해 3년 동안 영업정지 처분을 2회 이상 받은 뒤 다시 영업정지 사유가 발생하면 노동부 장관이 관계 행정기관에 사업 등록 말소를 요청할 수 있다.
노동자가 위험을 감지했을 때 작업을 멈출 수 있는 권한도 넓어진다.
앞으로 노동자와 근로자대표, 명예산업안전감독관은 산재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거나 그런 위험이 우려되는 경우 사업주에게 작업중지를 요구할 수 있다.
특히 하청노동자도 원청 사업주에게 직접 작업중지를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원·하청 구조에서 위험 작업을 수행하는 노동자가 원청에 직접 안전조치를 요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 셈이다.
노동자 스스로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할 수 있는 범위도 확대된다. 기존에는 산재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가 중심이었지만 앞으로는 급박한 위험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도 작업을 멈출 수 있다.
노동부 장관의 작업중지 명령 대상도 넓힌다. 중대재해가 이미 발생한 경우뿐 아니라 사고를 당한 노동자가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거나 생사가 불분명한 경우 등에도 작업중지 명령을 내릴 수 있다.
사업주가 시정조치 명령을 받고도 이를 이행하지 않아 급박한 산재 위험이 남아 있는 경우에는 시정이 완료될 때까지 작업을 재개할 수 없도록 했다.
산업안전보건관리비 계상 의무도 확대한다. 기존 건설공사 발주자뿐 아니라 도급인과 다른 업종까지 적용 대상을 넓히고, 폭염과 한파를 건설공사 기간 연장을 요청할 수 있는 사유로 명시했다.
산업안전보건법령이나 이에 따른 명령을 위반한 사업장을 신고한 사람에게 포상금을 지급하는 제도도 도입된다.
정부는 하위법령을 통해 포상금 지급 대상과 금액 등 세부 기준을 마련할 예정이다. 신고포상금 제도는 법 공포 후 3개월 뒤부터 시행된다.
노사정이 산업안전 정책을 함께 논의하는 ‘안전한일터위원회’ 설치 근거도 마련됐다.
위원회는 노동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노사 대표와 산업안전·보건 전문가 등 20명 이내로 구성한다. 산업재해 예방 기본계획을 비롯한 산업안전·보건 주요 정책을 심의하는 역할을 맡는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일하는 사람은 누구나 안전하게 일할 권리가 있고 살려고 나간 일터에서 다치거나 죽지 않도록 하는 것은 정부의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책무”라며 “새로운 제도가 현장에 잘 정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노사정이 함께 참여하는 안전한일터위원회를 통해 안전 주체인 노사가 현장에서 산재 예방을 위한 역할과 책무를 잘 이행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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