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의결권 행사금지 가처분 전부 기각
법원 "차입처·담보계약 상대방 허위라 보기 어려워"
고려아연 "주총 직전 반복된 가처분…시장 혼란 초래"
오는 9일 임시주총 앞두고 양측 공방 이어져
고려아연 사옥 전경 ⓒ고려아연
고려아연은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제기한 의결권 행사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모두 기각한 데 대해 "충분한 근거도 없이 자극적인 의혹을 앞세워 사법 절차를 적대적 M&A의 수단으로 반복적으로 남용하고 있다"고 7일 밝혔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50민사부는 지난 4일 MBK가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한국기업투자홀딩스와 영풍이 고려아연과 최윤범 회장 측 주주들, 피23파트너스를 상대로 제기한 의결권 행사금지 가처분 신청을 모두 기각했다. 소송 비용도 한국기업투자홀딩스와 영풍이 부담하도록 했다.
앞서 MBK·영풍 측은 피23파트너스가 트로이카 드라이브 인베스트먼트로부터 고려아연 주식 41만9082주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고려아연 현 경영진 측이 대출 기관과 담보계약 상대방을 거짓으로 공시하거나 중요사항을 누락했다고 주장했다. 이를 근거로 오는 9일 임시주주총회에서 피23파트너스와 고려아연 현 경영진 측이 보유한 지분의 의결권을 제한해달라고 요구했다.
법원은 MBK·영풍 측 주장의 핵심 전제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대량보유상황보고서에 기재된 '차입처'가 자본시장법상 의결권 제한 사유인 '중요한 사항'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출을 통해 주식 취득 자금을 마련했다는 사실만으로 해당 주주의 주식 보유 내용이나 고려아연의 경영권이 변동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봤다.
최초 보고서에 담보계약 상대방으로 메리츠증권이 기재된 것 역시 거짓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메리츠증권이 대출 주선 기관 역할과 함께 담보대리금융기관으로서 계약에 직접 서명·날인했으며 대주단을 대리해 근질권 설정과 관리, 실행 등의 일부 기능을 수행했다는 이유에서다.
'투자자들에게 자금조달 구조가 사실과 다르게 전달됐다'는 MBK·영풍 측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최초 보고서에는 메리츠증권을 포함한 대주들과 체결한 대출계약이라는 내용이 기재됐고 차입금액과 이자율, 담보주식 수, 담보비율, 계약기간 등도 공개돼 있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최초 보고 이후 7일 만에 대주단의 구체적인 구성까지 추가한 정정보고가 이뤄진 점도 고려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고려아연 현 경영진 측이 담보계약 상대방이나 차입처를 거짓으로 기재하거나 관련 기재를 누락하려는 인식과 의사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가처분 단계에서 긴급한 의결권 제한의 전제가 되는 피보전권리가 충분히 소명됐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MBK·영풍은 앞서 지난 4월에도 2025년 3월 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와 관련한 가처분 사건에서 패소했으며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기각 결정을 받은 바 있다.
고려아연은 이번 결정과 관련해 MBK·영풍이 2024년 9월 적대적 M&A를 시작한 이후 반복적으로 가처분과 소송을 제기하며 주주와 시장에 혼란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자의적으로 제기한 의혹을 기반으로 법원과 주주의 시간을 소모하고 고려아연 기업가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행태를 이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려아연은 오는 9일 임시주주총회를 관련 법령과 원칙에 따라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주주들이 법적 공방이나 일방적인 주장보다 후보자의 전문성과 독립성, 고려아연의 중장기 성장과 주주가치를 기준으로 판단해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MBK·영풍은 더 이상 근거 없는 의혹 제기식 여론전으로 시장과 주주들에게 혼란을 주지 말고 본연의 역할에 맞게 고려아연의 발전을 지원하는 데 충실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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