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성 더한 '모던 소다', 새 카테고리로
시장 성장세 지속…펩시코·코카콜라 참전
국내에선 '아리', '해피즈'…'제로+α' 경쟁
AI로 생성한 이미지
글로벌 음료 시장의 경쟁 지형이 다변화하고 있다.
무설탕·제로 칼로리 제품이 대중적 제품으로 자리잡은 가운데, 최근 장 건강에 도움을 주는 성분을 더한 이른바 '모던 소다'가 음료업계의 새로운 축으로 부상하는 모양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탄산음료 시장에서는 '제로'를 기본으로 '프리바이오틱스' '식이섬유' '애사비(애플사이더비니거)' 등장 건강 및 소화에 도움을 주는 웰니스 요소를 가미한 제품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모던 소다'라는 이름은 미국 거대 유통 채널인 월마트가 기존 탄산 음료 매대와 건강 요소를 더한 음료 매대를 구분해 신설하면서 등장했다.
월마트의 카테고리의 분류에 따라 미국 현지 소비자들도 모던 소다를 웰니스 탄산음료로 인식하게 되면서 관련 제품의 존재감이 대폭 커졌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미국 모던 소다의 대표적 브랜드는 '올리팝(OLIPOP)'과 '팝피(poppi)'다. 두 브랜드는 탄산음료 특유의 청량감을 유지하면서도 기존 제로 성분에 프리바이오틱스와 식이섬유 등을 접목해 기존 '제로 탄산'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실제 올리팝은 지난 2024년 연매출 4억달러를 넘어섰고, 팝피도 같은 해 매출 5억달러를 넘어 아마존 청량음료 카테고리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올리팝(Olipop) 홈페이지 캡처
이 같은 모던 소다의 성장 배경으로는 크게 '젊은층의 헬시 플레저 소비' 증가와 '비만치료 확산에 따른 식이섬유 수요 증가'가 꼽힌다.
우선 건강에 대한 관심과 함께 젊은 소비층을 겨냥한 브랜딩 전략이 성장 초입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음료업계 관계자는 "미국 올리팝과 팝피 제품 디자인은 젊은층이 호응할 만한 감각적 패키지로 제작됐다"며 "이는 자연스럽게 SNS 바이럴로 이어지고, 건강을 중시하는 젊은층에서 '즐기면서 마시는 탄산음료'라는 이미지를 구축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위고비·마운자로 등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사용자가 늘고 있다는 점도 관련 시장의 성장 배경으로 거론된다. GLP-1 계열 약물이 장 운동 기능을 저하 시켜 변비 등이 흔한 부작용으로 나타나는 만큼, 장 건강에 도움을 주는 모던소다가 선택지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모던 소다는 제로 칼로리 베이스에 장 건강을 돕는 식이섬유·바이오틱스 등을 첨가한 기능성 탄산음료"라며 "미국 내 모던 소다 수요 확산의 배경에는 비만치료제 복용 인구 증가로 인한 장 건강 케어 필요성이 높아지며 수요로 이어지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팝피(Poppi) 홈페이지 캡처
글로벌 음료 공룡기업들도 시장 규모를 키우고 있다.
앞서 펩시코는 지난해 3월 팝피를 19억5000만 달러에 인수하며 시장 선점에 나섰다. 펩시코는 펩시콜라의 모기업이다.
경쟁사인 코카콜라도 같은 기간 자사 주스 브랜드 심플리(Simply)를 활용해 과즙과 프리바이오틱 식이섬유를 더한 기능성 탄산음료 '심플리팝(Simply Pop)'을 선보이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당시 음료 전문 매체 베버리지 다이제스트의 편집장 듀안 스탠포드는 "펩시의 인수와 코카콜라의 신제품 출시로 장 건강 탄산음료가 본격적으로 대기업의 경쟁 무대에 올랐다"고 밝혔다.
실제 글로벌 시장규모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팩트엠알에 따르면 글로벌 기능성 탄산음료 시장은 오는 2036년 128억달러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써카나 조사에서도 미국 모던 소다 시장은 2024년 18억달러 규모로 전년 대비 83% 급증했다.
미국에서 출발한 기능성 탄산음료 트렌드는 국내 음료시장으로 전파되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도 미국 음료 시장에서 '장 건강'이 핵심 트렌드로 정착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KOTRA는 모던 소다 제품과 관련 "단순 성분 강화를 넘어 마시면서 영양과 컨디션을 관리하는 자연스러운 '섭취 경험'이 차별화 요소로 부상했다"고 분석했다.
왼쪽부터 hy '아리', 롯데칠성음료 '해피즈', 이그니스 '클룹 애사비소다' ⓒ각사 홈페이지 캡처
이에 따라 음료업계 일각에선 최근 '제로+α(알파)', 즉 기존 제로 탄산음료에 어떤 기능성 요소를 더할 것인가에 대한 경쟁에 한창이다.
hy는 한 캔에 식이섬유 3000mg과 식물 유래 프리바이오틱스, 포스트바이오틱스를 적용한 '아리 듀얼바이오틱 소다(ARIH)'를 선보였다.
아리는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미국 월마트에 먼저 입점한 뒤 국내에 공식 출시됐다. 방탄소년단(BTS)과의 협업 마케팅을 더해 북미 현지 모던 소다 카테고리에서 경쟁을 펼치고 있다.
hy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이제 시장 형성 초기 단계지만, 아리 등 신제품이 등장하면서 제로 이후의 탄산음료 시장을 둘러싼 경쟁도 시작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4월 식이섬유 2.5g을 담은 제로슈거·제로칼로리 프리바이오틱 소다 '해피즈(Happiz)'를 출시했다. 회사 관계자는 "보다 건강한 탄산음료로서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를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이그니스 역시 '클룹 애사비' 등을 내놓으며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다.
음료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모던 소다가 미국과 같은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할지는 아직 지켜볼 필요가 있다"면서도 "제로 칼로리가 음료의 기본 사양이 되면서 국내 시장에서도 기능성 요소를 담은 차세대 탄산음료 경쟁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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