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일머리' 본다…크래프톤이 만든 AI 시대 인재 검증법

박상준 기자 (psj96@dailian.co.kr)

입력 2026.08.31 11:00  수정 2026.08.31 11:08
G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

자체 개발 '코파 프로브', 문제 정의부터 AI 지시·오류 수정·검증까지 평가

채용 연계형 해커톤서 첫 현장 검증…AI 퍼스트 전략 인재 선발까지 확장

지난 7월 30일 서울 성수동 펍지성수에서 열린 채용 연계형 AI Native 해커톤 현장.ⓒ크래프톤

인공지능(AI)이 코딩부터 문서 작성, 자료 분석까지 업무 곳곳에 들어오면서 기업의 인재상도 달라지고 있다. 단순히 AI를 사용할 줄 아는지를 넘어 '누가 AI를 제대로 활용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를 가려내야 하는 단계다.


'AI 퍼스트'를 전사 기조로 내건 크래프톤은 이 같은 역량을 인재 평가에 적용하기 위해 자체 개발한 '코파 프로브(Cofa-Probe)'를 시험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AI 퍼스트 기업 전환을 선언한 데 이어 업무 생산성뿐 아니라 인재를 선발하는 기준까지 AI 시대에 맞춰 바꾸려는 시도다.


코파 프로브 개발은 "AI 네이티브 시대에 필요한 인재의 역량을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했다. 완성된 결과물만 평가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지원자가 문제를 정의하고 AI에 일을 맡긴 뒤 오류를 수정하고 결과를 검증하는 전 과정을 들여다본다.


지원자는 현업과 유사하게 설계된 과제를 받아 여러 AI 에이전트와 협업한다. 이 과정에서 소스코드뿐 아니라 AI와 주고받은 대화, 프롬프트, 도구 설정, 검증 실행 기록 등이 수집된다. 같은 결과물을 만들더라도 AI에 어떤 역할과 맥락을 부여했는지, 잘못된 답을 어떻게 발견하고 접근법을 수정했는지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


평가는 기술 관리(Technique), 의도 관리(Intent), 인지 관리(Cognition) 세 축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코드의 실행성과 구조·보안에 더해 문제 정의와 우선순위 설정, AI에 대한 지시 품질, 근거 탐색과 의사결정, 반복 개선과 오류 복구, 결과 검증 능력을 함께 본다.


실제 기업 채용 과정에서 검증도 마쳤다. 지난 7월 30일 크래프톤과 CJ올리브영이 개최한 채용 연계형 AI 해커톤 '코파톤'이 첫 검증 무대가 됐다. 참가자들은 크래프톤 FDE와 CJ올리브영 AI 엔지니어 트랙으로 나뉘어 현업의 비효율을 AI로 해결하는 과제를 수행했고, 오픈AI가 기술 협력사로 참여했다.


코파톤 개요.ⓒ코파톤 신청 홈페이지 캡처

코파 프로브는 과제 수행부터 제출까지 참가자의 AI 협업 과정을 수집해 평가 리포트로 만들었다. 블라인드 평가 리포트를 바탕으로 트랙별 공개 토론을 거쳐 단일 점수와 함께 판단 근거를 검토한 뒤 수상자 선정에 활용했다.


문제 정의와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크래프톤 FDE 과제와 커머스 현업 맥락을 반영한 CJ올리브영 AI 엔지니어 과제에 동일한 평가 원칙을 적용했다. 특히 최종 결과물만으로는 확인하기 어려운 문제 해결 방식과 AI 활용 역량을 관찰 가능한 근거로 제시하는 성과를 거뒀다.


크래프톤이 코파 프로브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집중한 것은 '신뢰성 확보'다. 같은 대규모언어모델(LLM)을 사용해 동일한 제출물을 제작하더라도 실행할 때마다 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크래프톤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AI 평가 에이전트를 반복 시험하고 개선하는 '메타 하네스'를 적용했다.


같은 제출물을 여러 차례 평가해 점수와 등급이 일정 범위에서 반복되는지 확인하고, 완성도와 접근법이 다른 각 답안을 제대로 구별하는지도 점검한다. 평가 기준과 점수 환산처럼 일관성이 필요한 부분은 코드가 맡고, 맥락을 읽어야 하는 정성적 판단은 LLM 기반 에이전트가 담당하도록 역할도 나눴다.


이처럼 변별력을 확보한 코파 프로브는 코파톤에서 적절히 사용되며 채용 평가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번 코파톤 수상자는 각 사 채용 서류 전형 연계 기회를 안내받았다.


크래프톤의 이 같은 AI 인재 검증 프로그램 개발 은 AI 확산과 함께 달라지는 기업의 인재상과 연결된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해 9월 발표한 '2025년 하반기 기업 채용 트렌드 조사'에 따르면, 500여개 기업 인사담당자 중 69.2%가 채용 과정에서 AI 역량을 고려한다고 답했다. 소통·협업 능력 55.4%, 직무 전문성 54.9%보다 높은 수치다. PwC의 '2026 AI 일자리 바로미터'에서는 AI 전문 역량을 요구하는 일자리 증가율이 69%로 전체 일자리 시장 증가율 9%를 크게 웃돌았다.


같은 게임 업체인 넥슨의 경우 올해 채용 프로그램 '넥토리얼 for 게임 프로그래머'에서 기존 알고리즘형 코딩테스트를 없애고 AI 활용 역량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정해진 문제의 답을 직접 얼마나 잘 만들어내느냐보다 AI를 활용해 문제에 접근하고 결과를 검증하는 능력의 비중이 커지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크래프톤은 코파 프로브를 통해 그동안 막연하게 언급되던 'AI 활용 역량'을 실제 채용 현장에서 검증할 수 있는 기준으로 만드는 실험에 나선 것이다.


박재민 크래프톤 AI 프런티어 본부장은 "AI 시대의 경쟁력은 AI와 함께 문제를 정의하고 근거를 확인하며 결과를 끝까지 검증하는 데서 나온다"며 "코파 프로브를 고도화해 AI 네이티브 인재 평가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박상준 기자 (psj96@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