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랐던 씀씀이에도…‘수수료 외길’ 코인거래소 투톱의 추락

김민희 기자 (minimi@dailian.co.kr)

입력 2026.08.18 15:25  수정 2026.08.18 15:25

업비트·빗썸 상반기 영업이익 80% 안팎 급감

매출 97% 수수료 의존…수익 다각화 규제에 막혀

거래량 급감에 업비트와 빗썸이 서로 다른 비용 전략에도 실적 방어에 실패하면서 거래 수수료 중심의 수익 구조와 제도적 한계가 드러났다.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비용을 줄인 빗썸도, 지출을 늘린 두나무도 ‘거래 절벽’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서로 다른 비용 전략을 택했지만 두 회사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나란히 80%가량 급감했다.


거래량이 줄면 비용을 조정해도 수익 감소를 막기 어려운 데다, 수수료를 대신할 신사업마저 제도 미비로 제한돼 있다.


결국 두 회사의 실적은 거래량에 따라 실적이 출렁이는 국내 거래소의 구조적 한계를 드러냈단 평가다.


18일 두나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영업수익은 4081억원으로 1년 전보다 49.1%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115억원으로 79.7% 줄었다.


두나무의 거래 플랫폼 수수료 매출은 395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8% 감소했다.


전체 영업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6.9%에 달했다.


증권플러스와 루니버스, 노딧 등에서 발생한 서비스 매출도 145억원에서 126억원으로 13.0% 축소됐다.


수익이 반토막 난 사이 영업비용은 2528억원에서 2966억원으로 17.3% 증가했다.


광고선전비는 190억원에서 341억원으로 78.5%, 전산운영비는 307억원에서 427억원으로 39.1% 각각 늘었다.


두나무는 1년 전 대비 매체와 브랜드 광고비가 증가했고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시스템 운영비도 늘어난 결과란 설명이다.


매출연동수수료는 216억원에서 603억원으로 179.1% 증가했다.


다만 해당 항목의 급증에는 회계상 착시효과가 반영됐다.


두나무가 스테이킹 매출을 총액으로 인식하도록 회계처리 방식을 변경하면서 관련 매출과 비용이 함께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 손익에 미친 영향은 없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빗썸은 반대로 영업비용이 2390억원에서 1538억원으로 35.6% 감소했다.


판매촉진비는 1171억원에서 349억원으로 70.2%, 광고선전비는 176억원에서 82억원으로 53.2% 줄었다.


판매촉진비 감소의 상당 부분은 이용자의 거래대금에 비례해 지급하는 빗썸 멤버십 리워드 포인트에서 발생했다.


시장 침체로 거래가 줄면서 포인트 지급 비용도 함께 감소한 것이다.


나머지 판매촉진비와 광고선전비는 시장 상황에서 기대할 수 있는 마케팅 효과에 따라 탄력적으로 조정했다.


빗썸 관계자는 “시장 침체가 장기화하면 마케팅비를 비롯한 비용 효율화를 이어갈 것”이라면서도 “현재 인건비와 개발비 감축이나 조직 효율화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852억원에 달하는 비용 절감도 그보다 두 배 가까이 큰 수익 감소를 견디지는 못했다.


빗썸의 상반기 영업수익은 3292억원에서 1688억원으로 1604억원 감소했다.


수수료 매출도 3235억원에서 1688억원으로 47.8% 줄었다. 이에 영업이익은 901억원에서 149억원으로 83.4% 급감했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플랫폼 코인게코의 일별 거래대금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2분기 업비트와 빗썸의 거래대금은 1분기보다 각각 47.1%, 38.9% 감소했다.


거래대금과 수수료 매출이 비슷한 폭으로 줄었다는 점은 거래소 실적이 시장 거래에 직접 연동돼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문제는 거래 수수료를 대신할 새로운 수익원을 찾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두나무는 기와체인 등 자체 기술을 다른 기업의 사업과 결합하며 수익 다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서비스 매출 비중은 3.1%에 그쳐 수수료 매출 감소분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다.


빗썸은 법인시장 개방에 대비해 법인회원을 선제적으로 유치하고 인공지능(AI) 기반 거래 편의성과 투자정보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법인시장이 열리더라도 고객층이 개인에서 법인으로 넓어질 뿐, 수입원이 거래 수수료라는 점은 달라지지 않는다.


법인시장 개방 시점도 불투명하다.


금융당국은 관련 기준을 마련했지만 본격적인 거래 허용은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과 함께 추진할 방침이다.


기본법 처리가 늦어질수록 법인 거래를 통한 수수료 매출 확대도 미뤄질 수밖에 없다.


새로운 사업으로 수익 구조를 바꾸는 데도 제도적 제약이 따른다.


해외에서는 파생상품과 예측시장, 결제·카드 등으로 가상자산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지만 국내 거래소의 사업은 현물 거래와 일부 스테이킹·대여 서비스 등에 머물러 있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국내 거래소는 매출 대부분을 거래 수수료에 의존해 시장이 침체하면 비용 조정만으로 실적을 방어하기 어렵다”며 “현행 제도에서는 새롭게 시도할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가 제한적인 만큼 디지털자산기본법을 통해 거래소의 사업 범위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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