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협상 따내고 소송·취하…호반건설에 IGCD 3단계 사업 발목”

장현일 기자 (hichang@dailian.co.kr)

입력 2026.08.17 10:54  수정 2026.08.17 11:04

착공 지연에 금융비용 월 15억원 부담…학교·국제학교 계획도 차질 우려

인천글로벌시티 3단계 조감도 ⓒ IGCD 제공

인천 송도국제도시 11공구 인천글로벌시티 3단계 조성사업이 시공사 선정을 둘러싼 잡음으로 차질을 빚으면서 호반건설을 향한 책임론이 커지고 있다.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확보한 뒤 계약 협상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한 호반건설이 시행사의 지위 해제에 법적으로 대응했다가 돌연 소송을 취하하면서, 수 천억원 규모 개발사업의 불확실성만 키웠다는 지적이다.


17일 인천글로벌시티개발(IGCD)과 업계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지난 3월 인천글로벌시티 3단계 주거단지 조성사업 시공사 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당시 호반건설은 6221억 6500만원을 제시하며 경쟁사보다 낮은 공사비로 협상 우위를 확보했다.


그러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계약 체결로 이어지지 않았다.


약 두 달간 진행된 협상에서 공사비와 계약 조건을 둘러싼 시행사와의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업 시행자인 IGCD는 입찰 당시 제시된 총액계약 원칙 등을 준수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호반건설은 공사비 조정과 관련한 요구를 제시하면서 협상이 난항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IGCD는 5월 말 호반건설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해제했다.


이후 호반건설은 지위 해제에 문제가 있다며 6월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계약 협상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한 데 이어 시행사의 결정까지 법적 절차를 통해 뒤집으려 한 셈이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나오지 않았다. 첫 변론까지 진행된 가처분 사건을 호반건설이 지난 11일 취하했기 때문이다.


소송을 제기한 지 불과 두 달여 만에 스스로 법적 절차를 거둔 것이다. 결과적으로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해제가 적법했는지 여부조차 법원 판단을 받지 못한 채 사건이 종결됐다.


더 큰 문제는 그 사이 사업 일정과 시공사 선정 절차가 꼬였다는 점이다.


IGCD가 지난 7월 후속 입찰을 진행했지만 호반건설만 응찰하면서 경쟁입찰이 성립되지 않아 유찰됐다.


당초 대우건설과 롯데건설, IPARK 현대산업개발 등 여러 건설사가 관심을 보였던 사업이지만 실제 입찰 단계에서는 경쟁구도가 사라졌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계약이 무산되고, 지위 해제에 따른 소송까지 이어진 과정이 사업 참여를 검토하던 다른 건설사들의 판단에도 부담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호반건설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계약 체결로 이어지지 못했고, 법적 대응 역시 결론 없이 끝났다.


여기에 후속 입찰마저 유찰되면서 사업은 사실상 다시 시공사 선정의 출발선에 서게 됐다.


그 피해는 사업 시행자인 IGCD에 집중되고 있다.


시공사 선정이 늦어지면서 착공 일정도 차질을 빚고 있다.


당초 6월 30일로 예정됐던 착공 시점은 이미 지나갔다. 사업이 지연될수록 토지대금 관련 금융비용과 회사 운영비 등 고정비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IGCD는 현재 금융비용과 운영비 등으로 매월 약 15억원을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 지연의 파장은 주거단지를 넘어 교육 인프라에도 이어질 수 있다. 공동주택 입주 일정과 연계된 가칭 아라1초교는 오는 2030년 3월 개교를 목표로 하고 있다.


주거단지 조성이 늦어질 경우 학교 개교 일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영종국제학교 건립 역시 사업과 연계돼 있다. 개발이익 등을 활용해 약 1500억원을 학교 건립비로 부담하는 계획이 추진되고 있어 시공사 선정 지연이 지역 교육사업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IGCD는 사업 지연으로 발생한 손실에 대해서도 법률 검토에 들어갔다.


정근영 IGCD 대표는 “시공사 선정 지연으로 금융비용과 운영비 등 사업비 부담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경제적 손실과 공정거래 등에 대한 법률 검토를 거쳐 문제가 확인되면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호반건설은 소송 취하 이후 다시 입찰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호반건설 측은 최근 IGCD를 방문해 “공공사업인 만큼 지자체와 갈등을 이어가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회사 차원의 판단에 따라 소송을 취하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 같은 해명만으로 그동안 발생한 사업 지연과 추가 비용 부담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더욱이 다시 입찰에 참여하겠다는 호반건설의 행보를 놓고도 사업 시행자 측에서는 당혹스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확보한 뒤 계약 협상에 실패하고, 지위 해제에는 소송으로 맞섰다가 소송을 취하한 뒤 다시 시공사 경쟁에 나서겠다는 행보가 사업의 안정성 측면에서 적절했느냐는 의문이다.


물론 계약조건에 대한 이견이나 법적 권리행사 자체를 문제 삼을 수는 없다.


그러나 대규모 공공·민간 개발사업에서 시공사의 의사결정은 시행사뿐 아니라 금융기관과 협력업체, 지역사회 등 사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특히 이번 사업은 약 1700가구 규모의 주거단지를 조성하는 데다 재외동포와 외국인의 정주 기반을 마련하고 교육시설까지 연계된 사업이다.


결국 이번 사태는 시공권 확보 자체보다 사업 전체의 안정성과 일정에 대한 책임 있는 판단이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호반건설이 재입찰에 다시 참여하더라도 이미 발생한 일정 지연과 비용 부담, 입찰 절차의 혼선에 대한 책임 문제가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시공사 선정이 또 다시 지연될 경우 사업 시행자와 지역사회가 떠안아야 할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수 천억원 규모의 인천글로벌시티 3단계 사업이 더 이상의 분쟁과 지연 없이 정상 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호반건설을 비롯한 참여 건설사들이 시공권 경쟁보다 사업 전체의 안정성과 공공성을 우선하는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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