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노조 "16개 법인 따로 교섭 끝내자"…본사 참여 통합교섭 요구

박상준 기자 (psj96@dailian.co.kr)

입력 2026.08.12 14:39  수정 2026.08.12 14:40

노조 "본사 합의 뒤 계열사도 유사 수준 타결"…연 150회 교섭 비효율 지적

20일 킥오프 선포식, 임금·보상 등 공통 의제 한 테이블서 논의 추진

경기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사옥.ⓒ뉴시스

네이버 노동조합이 본사와 계열사로 나뉜 노사 교섭 구조를 하나의 테이블로 묶는 '통합교섭' 추진을 공식화했다. 임금과 보상 등 주요 근로조건은 본사의 영향을 받으면서도 교섭은 계열사별로 반복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오는 20일에는 선포식을 열고 네이버 본사의 통합교섭 참여를 공식 요구한다.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과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실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IT 업종 통합교섭구조 모색을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오세윤 화섬식품노조 IT위원회 위원장 겸 네이버지회장은 "통합교섭은 특혜가 아니라 이미 통합적으로 운영되는 현실에 교섭 형식을 일치시키는 것"이라며 법인별 교섭 구조 개편 필요성을 주장했다.


네이버지회에는 8월 기준 28개 법인 소속 조합원 6200명이 가입해 있다. 이 가운데 16개 법인이 단체협약을 체결했거나 교섭 중이다. 노조에 따르면 이들 법인에서는 연간 약 150회의 교섭이 열리고, 노사 교섭위원 100여 명이 매년 1000시간 이상을 교섭에 투입한다.


노조는 교섭은 법인별로 이뤄지지만 임금과 보상 등 주요 조건에는 네이버 본사의 영향력이 크다고 보고 있다. 본사 임금교섭이 타결되기 전까지 계열사들이 사측안을 내놓지 못하다가 본사 합의 이후 평균 한 달 안에 비슷한 수준과 문구로 교섭을 마무리하는 사례가 반복됐다는 설명이다.


2018년 포괄임금제 폐지와 2021년 추가 보상제도 도입 과정에서의 본사 결정이 계열사에도 유사하게 적용됐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일부 계열사의 대표와 이사회 구성, 인사조직 운영, 법인 간 인력 이동 등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의사결정과 법인별 교섭 구조 사이에 괴리가 있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네이버 노조는 개정 노동조합법이 근로조건을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의 사용자성을 인정한 점을 통합교섭 요구의 법적 근거로 들고 있다.


이날 현장에서는 모기업의 교섭 책임을 계열사 모든 근로조건에 일괄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나왔다.


권오성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임금 재원과 인사, 평가·보상 등 개별 사안마다 모기업이 실질적인 지배·결정권을 행사했는지를 따져 교섭 책임 범위를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네이버 사측은 노조의 요구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한편 네이버지회는 오는 20일 낮 12시 통합교섭 킥오프 선포식을 열고 네이버에 계열사 통합교섭 참여를 요구할 예정이다. 노조는 네이버를 시작으로 그룹 단위 공동교섭 모델을 구축한 뒤 향후 IT 업계 전반으로 논의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그룹 단위 노사관계 움직임은 네이버만의 일이 아니다. 같은 화섬식품노조 산하 카카오지회 역시 올해 임금교섭 과정에서 카카오와 계열사를 아우르는 공동 쟁의에 나선 바 있다.


지난 6월 10일에는 카카오 등 5개 법인 조합원 약 1500명이 4시간 부분파업에 참여했고, 같은 달 29일에는 노조 추산 2100명 이상이 연차·오프 사용과 업무 시스템 로그아웃 방식의 '로그아웃데이'에 동참했다.


카카오 노사는 이후 잠정합의안을 마련해 지난 7일 연봉총액 인상률 재원 기준 6.3% 적용과 특별격려금 300만원 지급 등을 담은 임금협약을 타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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