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내수·원가 다 막혔다"…K-스틸법에도 전기료·세제 지원은 '빈칸'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입력 2026.08.11 15:18  수정 2026.08.11 15:19

정부, 한국판 IRA 공개…저탄소 철강 별도 공제서 빠져

K-스틸법 두 달…전력비·시설 투자 지원은 후속 과제로

포스코 포항제철소 전경 ⓒ포스코

철강 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탄소중립 전환을 지원하기 위한 ‘K-스틸법’이 지난 6월 시행됐지만 업계가 요구한 전기 요금 인하와 세제 지원은 여전히 과제로 남았다. 정부가 최근 국내 생산 기업을 대상으로 새로운 세액공제 제도를 제시했지만, 저탄소 철강은 별도로 반영되지 않으면서 후속 지원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세제 개편안을 통해 국내 생산 시설을 운영하는 기업에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국내생산세액공제’를 신설하기로 했다. 국내 생산과 고용, 투자를 독려하기 위한 제도로 산업계에서는 이른바 ‘한국판 IRA’로 불린다.


지원 대상은 ▲태양광 ▲풍력 ▲이차전지 ▲반도체 ▲핵심소재 ▲AI 로봇 부품 등 6개 분야다. 구체적인 적격 품목은 향후 시행령을 통해 정해질 예정이지만, 철강 업계가 요구해 온 저탄소 철강 제품에 대한 별도의 세액공제는 이번 개편안에 반영되지 않았다.


철강 업계는 중국산 저가재와 경쟁하는 동시에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설비 투자까지 병행해야 하는 만큼 저탄소 철강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추가 비용을 낮출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전기로 확대와 수소환원제철 도입에는 대규모 설비 투자가 필요한 데다 전력 사용량도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저탄소 전환이 본격화할수록 전기 요금 부담이 커져 철강사의 원가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우려다.


철강 산업을 위한 별도 지원법이 이미 시행되고 있지만 이 같은 비용 부담을 직접 낮추는 지원은 아직 제한적이다. 앞서 지난 6월 17일 시행된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특별법(K-스틸법)’은 저탄소 철강 산업으로의 전환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정부가 5년 단위로 철강 산업 경쟁력 강화와 탄소중립 전환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저탄소 철강 기술의 연구개발(R&D)과 사업화·실증 등을 지원하도록 했다. 저탄소 철강 인증제와 공공기관 우선구매, 저탄소 철강 특구 지정 등도 법적 근거를 갖췄다.


다만 철강 업계가 법 제정 과정에서 요구했던 산업용 전기 요금 부담 완화 방안은 포함되지 않았다. 기술 개발과 시장 창출을 위한 지원 체계는 마련됐지만 실제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낮추는 방안은 후속 과제로 남은 셈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철강사를 둘러싼 경영 환경을 고려하면 비용 지원의 필요성이 더 커졌다고 보고 있다. 국내에서는 건설 등 주요 전방 산업 부진으로 철강 수요 회복이 더딘 가운데 중국발 공급 과잉과 저가 제품 유입이 가격 경쟁을 압박하고 있다.


수출 여건도 녹록지 않다. 유럽연합(EU)을 비롯한 주요국이 철강 수입 규제를 강화하면서 수출 부담이 커지고 있고, 원재료 상당 부분을 수입하는 국내 철강사들은 환율과 원료 가격 변동에 따른 비용 부담도 안고 있다.


이 같은 비용 부담을 덜기 위한 후속 입법도 추진되고 있다.국회에서는 기존 K-스틸법의 지원 범위를 보완하기 위한 이른바 ‘K-스틸법 2.0’ 후속 법안 패키지가 발의됐다.


후속 법안에는 철강 기업의 전력산업기반기금 부담을 완화하고 철강 분야 R&D 및 시설 투자에 대한 세제 지원을 확대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철강 생산에 필요한 부원료의 관세 부담을 낮추는 방안도 포함됐다.


국내 철강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수출과 내수, 원가 세 가지 가운데 하나라도 여건이 나아져야 하는데 어느 하나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특히 전기 요금은 사실상 생산 원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철강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려면 관련 부담을 낮출 방안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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