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ETF, ‘증시 부양’ 이끈 이재명 정부 발목 잡아”

김규환 기자 (sara0873@dailian.co.kr)

입력 2026.07.20 17:20  수정 2026.07.21 10:08

2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주가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삼전닉스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로 불리는 금융상품이 이재명 정부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주요 외신들의 진단이 나왔다.


미 블룸버그통신은 한국 증시의 가장 주목받는 혁신 중 하나로 평가받던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가 이재명 대통령의 ‘두통거리’로 변하고 있다고 19일 (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5월 상장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의 하루 등락률을 2배로 따라가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이어 “이 대통령이 해당 레버리지 ETF를 직접 승인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국민 반발의 상당 부분이 금융당국과 행정부를 향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강조했다. AI 투자 열풍에 힘입어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 14조원 규모를 빨아들여 코스피를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지만 최근 반도체주 급락과 함께 변동성을 크게 키웠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코스피는 6월 고점 대비 25%가량 하락했고, 시장에서는 레버리지 상품이 AI 대표 종목의 주가 등락을 증폭시켰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이다. 특히 주식시장의 극심한 변동성은 “이 대통령 정치 브랜드의 핵심을 건드리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주주가치 제고와 자본시장 선진화를 앞세워 한국을 글로벌 투자시장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던 이 대통령이 국내 증시가 지나치게 투기화돼 ‘카지노’처럼 변했다는 역풍에 맞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혼란은 글로벌 반도체 조정과 맞물려 더욱 커졌다. 뉴욕 증시에서는 AI 투자 과열에 대한 경계심 속에 반도체주가 급락했고 중국 문샷(Moonshot)의 신규 AI 모델 공개는 지난해 딥시크 충격을 떠올리게 하며 첨단 반도체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로이터통신도 한국 금융당국의 레버리지 상품 승인이 증시의 변동성을 키우는 ‘자충수’가 됐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코스피 지수 절반을 차지하고 있으며 지난 몇 주 동안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며 규제 당국이 레버리지 ETF의 신규 판매를 금지했지만 이미 16개나 시장에 풀려 있어 뒷북 대응이 돼버렸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여야 정치권도 레버리지 ETF를 문제 삼기 시작했다. 정부 개입을 요구하는 국민청원에는 3만 5000명 이상이 참여했고 금융당국은 지난 16일 신규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 상장을 중단하고 거래 규제를 강화했다.


상황이 이런 만큼 ETF 변동성은 "이 대통령의 대표적인 성과 가운데 하나였던 증시부양 정책마저 가릴 위험이 있다"고 블룸버그는 강조했다. 게리 탄 올스프링 글로벌인베스트먼트 포트폴리오매니저는 “이 대통령의 과제는 한국의 AI 육성 정책을 유지하면서도 개인투자자 중심의 거품과 급락 사이클을 피하는 것”이라며 “결국 투자심리가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청와대는 이와 관련해 “정부는 특정 주가지수 수준이나 단기 시장 움직임을 목표로 정책을 추진하지 않는다”며 “한국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를 강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김규환 기자 (sara0873@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