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공 1년 당겨라” LH 속도전…서리풀 주민들은 소송 나섰다

임정희 기자 (1jh@dailian.co.kr)

입력 2026.07.10 07:34  수정 2026.07.10 07:34

강남권 2만가구 공급 핵심 입지…재산권·환경 갈등 법정으로

착공 2028년 목표지만…1·2지구서 ‘지구지정 취소’ 목소리

성당·마을 존치 요구 확산…“갈등 장기화 시 공급 지연 우려”

‘강제수용 절대반대’ 포스터를 걸어둔 서리풀2지구 송동마을 내 한 주택.ⓒ데일리안 임정희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서울 서초구 서리풀 공공주택지구의 조기 착공 의지를 드러냈지만, 2지구 주민들이 행정소송에 나서면서 공급 속도전의 변수가 커지고 있다.


강남권 핵심 입지에 2만가구 규모의 공공주택을 공급하는 사업인 만큼 도심 주택 공급 확대의 상징성이 크지만, 기존 마을과 종교시설 존치, 환경·문화유산 보전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법정 다툼으로 번진 모양새다.


1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리풀2지구 주민들과 우면동 성당 측은 최근 국토교통부를 상대로 공공주택지구 지정 처분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서리풀 공공주택지구는 서울 서초구 개발제한구역(GB)을 풀어 2만가구 규모 주택을 공급하는 사업이다. 서리풀1지구에는 1만8000가구, 2지구에는 2000가구 규모 공공주택이 조성된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 2월 1지구에 이어 지난달 2지구를 공공주택지구로 지정한 바 있다. 정부는 2028년 착공을 목표로 지구지정 이후 후속절차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LH도 서리풀지구 공급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이성훈 LH 사장은 지난 8일 취임 후 첫 현장경영 일정으로 서리풀 1·2지구를 찾아 사업 추진 상황을 점검했다.


이 자리에서 이 사장은 정부 정책에 발맞춰 착공 일정을 당초 계획보다 1년 이상 앞당길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도심 내 주택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서리풀지구가 서울 핵심 입지의 대규모 공급지로 평가되는 만큼 조기 공급 성과를 내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문제는 주민 반발이 거세다는 점이다.


특히 2000가구가 들어서는 서리풀2지구에서는 우면동 성당과 송동마을·식유촌 주민들이 종교의 자유와 주민 재산권, 주거권 침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2지구에 보전 가치가 높은 토지가 다수 포함돼 있어 개발제한구역 해제 과정에 위법 소지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참매와 새매, 흰꼬리수리 등 법정보호종이 서식하고 있음에도 전략환경영향평가가 부실하게 이뤄졌다는 점도 문제 삼으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문화유산 보전 문제도 쟁점이다. 주민들은 지구 내 다수의 사대부 가문 묘역 등이 위치해 있어 개발 과정에서 역사·문화적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주민들은 2지구 전체 면적의 1.88%에 불과한 성당과 마을, 핵심 생태·문화 구간을 존치하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서리풀1지구에서도 갈등은 이어지고 있다. 1지구 내 새정이마을 주민들 역시 공공주택지구 지정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하며 마을 존치 및 경계 조정 등을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서리풀지구 조기 착공 계획은 주민 협의와 소송 진행 상황에 따라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정부와 LH가 공급 일정 단축을 추진하더라도 행정소송이 장기화될 경우 보상과 이주, 지구계획 수립 등 후속 절차에도 부담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업계 한 전문가는 “서초 서리풀은 공급이 제한적인 강남권이라는 입지적 우수성과 희소성을 동시에 갖춰 시장의 관심이 매우 집중된 지역”이라면서도 “보상이나 인허가 절차가 얽혀 있는 공공 개발 특성상, 이번 갈등이 풀리지 않고 장기화되면 당초 계획했던 공급 일정을 지키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제 막 소송이 시작된 단계인 만큼, 당분간은 재판 과정과 주민 협의 추이를 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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