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쉐량 BYD 아태 총괄 부총재 간담회
부산모빌리티쇼서 '씨라이언 6 DM-i' 공개
"전기차에 가깝게 설계…유가 부담 낮출 것"
한국 생산 계획 없어…티맵·카카오맵 등 협력 확대
류쉐량 BYD 그룹 부총재 겸 BYD 아태 자동차사업부 총경리가 지난 26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2026 부산모빌리티쇼'에서 열린 미디어 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한국자동차기자협회
"구체적인 숫자 목표는 설정하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더 많은 선택지와 체험 공간을 제공하는 데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한국 진출 1년 만에 1만 대 판매를 돌파한 BYD의 류쉐량 아시아태평양 총괄 부총재는 올해 판매 목표를 묻는 질문에 이렇게 잘라 말했다. 한국에서는 여전히 '새로운 브랜드'이자 '중국 브랜드'로 통하는 만큼, 다양한 선택지로 접점을 넓히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 꺼낸 카드가 '씨라이언 6 DM-i'다. 순수전기차 라인업만 고집하던 BYD가 처음으로 한국 시장에 내놓는 PH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는 소비자층까지 끌어안아 인지도와 점유율을 동시에 높이겠다는 계산이다. 지난 2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부산모빌리티쇼 미디어 간담회에서다.
이날 부산모빌리티쇼에서 처음 공개한 씨라이언 6 DM-i는 단순한 라인업 추가가 아니다. 전기차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여전히 높은 소비자층을 공략해 시장 저변을 넓히겠다는 전략적 판단이다.
딩하이 미아오 BYD 코리아 대표는 "전기차 발전 역사가 그리 길지 않은 만큼 소비자에게 더 많은 선택지를 제공하고자 한다"며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동시에 유가 상승 부담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 부총재는 "BYD PHEV는 전기차에 가깝게 설계했다"며 "배터리가 다 닳으면 어쩌지, 하는 소비자의 걱정을 해소하기 위해 만든 차"라고 설명했다.
한국 시장에서 PHEV보다 일반 하이브리드(HEV) 선호도가 높다는 지적에도 그는 "중국뿐 아니라 글로벌에서도 DM-i를 구매한 소비자들이 일상에서 대부분 EV 모드를 적극 사용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씨라이언 6 DM-i의 전기 주행 가능 거리가 경쟁 모델 대비 길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실제 주행 효율을 앞세웠다. 류 부총재는 "주행거리는 탑재한 배터리 용량으로 받은 수치지만, BYD의 거의 모든 차가 실제 주행거리는 테스트 인증 결과보다 더 길었다"며 "실제 주행은 소비자 운전 습관과 상황에 따라 차이가 크기 때문에 한국에서 어떻게 될지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가격에 대해서도 공격적인 전략을 숨기지 않았다. 씨라이언 6 DM-i는 3750만원으로, 그간 출시된 국내 PHEV 모델 중에서 가장 저렴하다.
류 부총재는 "가격은 매우 민감한 문제"라면서도 "감사의 마음을 담아 이런 가격을 제안했다. 더 많은 소비자가 BYD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가격을 책정했다"고 말했다.
BYD가 한국 시장에서 빠르게 안착한 배경으로는 기술력과 판매망 확대를 꼽았다. 류 부총재는 "비결이라는 것은 없다"며 "지속적으로 진정한 기술을 소비자에게 소개했고, 많은 소비자가 시승하면서 피드백을 줬다"고 했다.
이어 "한국은 매우 성숙한 자동차 시장을 보유하고 있고, 젊은 사람들은 IT 기술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BYD의 성공은 기술을 토대로 하고, 딜러사 판매 네트워크를 통해 소비자 접점을 늘린 데 있다"고 말했다.
실제 BYD는 지난 1년간 국내에 34개 전시장을 열었다. 류 부총재는 "전시장 오픈을 통해 소비자가 어디에 거주하든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며 "하반기에도 전시장을 지속적으로 열고, 서비스센터도 계속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졌다고 했다. 류 부총재는 "제주도를 포함해 대전, 대구에 있는 전시장에 모두 가봤다"며 "한국 시장이 BYD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있다는 것을 느꼈고, 이는 더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원동력"이라고 했다.
류쉐량 BYD 그룹 부총재 겸 BYD 아태 자동차사업부 총경리가 지난 26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2026 부산모빌리티쇼'에서 열린 미디어 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한국자동차기자협회
다만 한국 내 생산 계획에는 선을 그었다. 유럽에서 현지 생산 확대를 추진하는 것처럼 한국에서도 생산 협력을 검토하느냐는 질문에 류 부총재는 "현 단계에서는 한국에서의 생산 관련 계획은 없다"고 답했다.
대신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분야에서는 한국 기업과의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도 티맵이나 FLO 같은 한국 업체와 협력하고 있다"며 "씨라이언 6 DM-i 역시 카카오맵을 탑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브랜드의 한국 진출이 늘어나는 흐름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류 부총재는 "전체 자동차 업계 발전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한국 소비자에게 더 많은 선택지가 생긴 것이다. 서로 건강하게 경쟁하면서 한국 자동차 업계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급 브랜드 도입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류 부총재는 BYD의 럭셔리 브랜드 양왕 출시 계획과 관련해 "한국에서 럭셔리 브랜드들이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며 "시기나 기회가 된다면 양왕을 포함해 들여올 계획이 있지만 지금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픽업트럭 샤크의 한국 출시 가능성도 열어뒀다. 딩하이 미아오 대표는 "충분한 시장 리서치를 하고 소비자 사용 습관을 조사해, 소비자가 원한다면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류 부총재는 오히려 기자들에게 "픽업트럭이 출시된다면 순수 전기차가 좋을지, PHEV가 좋을지 묻고 싶다"고 되물었다.
자율주행 기술 '신의 눈'의 국내 도입 일정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류 부총재는 "명확한 일정은 아직 없다"며 "지속적으로 중국 시장에서의 성과를 지켜봐 달라"고 했다. F1 진출설에 대해서도 "최종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한국 시장에 대한 평가와 관련해 류 부총재는 일본과의 비교를 통해 한국의 위상을 짚었다. "일본 시장은 전기화 수준이 조금 덜 발전돼 있고, 한국의 전기차 발전 속도가 더 빠르다"며 "글로벌적으로도 한국의 친환경차가 어떻게 발전하는가에 대한 주목도가 높다"고 말했다.
BYD의 전략은 단순한 저가 공세보다 넓은 소비자층 확보에 가깝다. 순수 전기차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에게는 DM-i 기반 PHEV를, 브랜드를 낯설어하는 소비자에게는 전시장과 시승 기회를, 서비스 불안을 느끼는 소비자에게는 네트워크 확대를 제시하는 방식이다.
현대차·기아가 하이브리드 모델 중심으로 국내 친환경차 시장을 지키고 있는 가운데, BYD가 PHEV를 앞세워 비어 있는 수요를 얼마나 흡수할지가 향후 한국 사업의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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