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천피에 무조건 사라?…투자의견 ‘매수 쏠림’ 점입가경

서진주 기자 (pearl@dailian.co.kr)

입력 2026.05.07 07:05  수정 2026.05.07 07:05

최근 10년간 ‘매수’ 91%…‘매도’는 0.14%

코스닥 절반은 의견 無… 정보 비대칭 심화

애널리스트 ‘기업 감시자’ 역할 간과

시장 도약·신뢰 회복 위한 움직임 필요

최근 5년 동안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제시한 투자의견의 약 80%가 ‘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증시가 강세를 굳힌 상황에서도 ‘매수 일색’ 리포트 관행이 계속되고 있어 시장 성장을 우려한 목소리가 나온다.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코스피가 ‘꿈의 칠천피(코스피 7000)’ 시대를 개막한 가운데 증권사의 ‘매수 일색’ 리포트 관행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기업에 대한 ‘감시자’ 역할을 하는 애널리스트가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과 편향된 정보를 제공할 경우, 자본시장 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7일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24년까지 국내 43개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발간한 투자의견 리포트(73만5162건)를 분석한 결과 ▲‘매수’ 78.17% ▲‘적극 매수’ 0.66% ▲‘보유’ 20.31%로 나타났다.


앞서 2000년대(2000~2009년)에는 ‘매수’와 ‘적극 매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67.3%였으나 2010년대(2010~2019년) 89.6%로 치솟았다.


2015년부터 2024년까지 최근 10년 동안 ‘매수 및 적극 매수’ 비중은 무려 91.17%에 달했다.


같은 기간 ‘매도’는 0.14%에 불과했고, ‘적극 매도’는 한 건도 없었다.


리포트 1000건 중 고작 1건이 매도 의견인 셈으로, 매도 비중은 2000년대 1.6%에서 2010년대 0.1%로 급락한 뒤 회복되지 않고 있다.


이 과정에서 코스닥 상장사에 대한 리포트 비중은 여전히 저조한 실정이다.


지난해 코스닥 상장사 중 증권사 리포트가 발간된 곳은 전체의 25%로, 코스피 상장사(76%) 대비 3분의 1 미만인 수준이다.


증권사 리포트가 한 건도 나오지 않은 코스닥 상장사는 62%로 파악됐다.


특히 코스닥은 중소형주와 테마주가 많아 개인 투자자들의 비중이 높은데, 이들이 투자 판단에 참고할 정보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이로 인해 시장 정보 비대칭 심화는 물론 적정한 주가 형성에 걸림돌이 된다는 진단이 나온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실적 바탕으로 기업 전망을 분석하는 만큼, 실적이 부진한 코스닥 상장사들을 살펴보는 데 한계가 있다”며 “실적 외에도 자본잠식, 감사의견 거절 등 코스닥 시장에 대한 리스크가 반복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 분위기를 살펴보면 투자자들은 미국·영국 등 선진국처럼 ‘매도’ 시기를 알려주는 보고서를 원한다.


‘매수’ 일색의 리포트만 접할 경우 기업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어려워 투자 결정의 객관성이 떨어질 수 있고, 리포트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진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국내 자본시장의 건전한 도약과 애널리스트의 신뢰 회복을 위해 정보의 정확성·객관성·유용성과 연계된 보상 체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리서치 업무의 독립성을 강화하고, 애널리스트가 제공하는 정보의 정확성·낙관성·잠재적 이해상충에 대한 정보공개 강화 등의 노력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애널리스트 업무의 구조적 위축에 대응해 제공 정보량을 늘리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대체정보의 활용과 분석기법의 고도화, 인공지능(AI) 활용을 통해 분석 대상·빈도 확대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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