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차 국제경쟁네트워크 연차총회
“한국 경제 혁신 역량 업그레이드 필수 과제”
한국형 증거개시제도 도입…기술탈취 등 막아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오른쪽 두 번째)이 6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에서 개최된 제25차 국제경쟁네트워크 연차총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공정거래위원회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대기업의 가족 중심 소유-지배 구조를 개혁하고, 대기업으로의 경제력 집중을 완화하는 것은 한국 경제의 혁신 역량과 시장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필수적인 과제”라고 강조했다.
국내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대기업집단(공시집단)의 매출액이 최근 5년 평균 국내총생산(GDP) 대비 약 79%, 대기업집단 내 내부거래는 최근 3년 평균 약 31%에 달하고 있는 가운데 이같은 경제력 집중이 시장 역동성을 약화시키고, 중소기업 성장의 기회를 차단해 주요 시장 독과점화의 원인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주병기 위원장은 6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제25차 국제경쟁네트워크(ICN) 연차총회에서 이같은 내용의 ‘경쟁당국 효과성: 전략적 기획과 우선순위 설정’을 발표했다.
주 위원장은 “계열사 간 부당 내부거래를 통한 총수 일가의 사익편취 및 부당한 경영권 승계는 기업 가치와 경쟁력 강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사익편취와 같은 대기업 집단 내부의 부패 행위나 내부거래를 통한 총수 일가의 경영권 승계는 여전히 기업 가치와 글로벌 경쟁력을 훼손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주 위원장은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과징금 부과율 상향 등의 경제적 제재를 제시했다.
그는 “법 위반 행위에 대한 경제적 제재를 부당 이익을 초과하는 수준으로 강화할 것”이라며 “현재의 과징금 부과율 상한을 해외 선진국 수준으로 높이고, 부과율 하한과 반복 법 위반에 대한 가중치 등에 대한 하위 규정을 개정해 법 위반 억제력을 확보하는 수준의 경제적 제재가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정위는 지난달 30일부터 ▲일반 담합 0.5%→10% ▲중대 담합 3%→15% ▲매우 중대 담합 10.5%→18%으로 과징금 부과 하한율을 변경·적용하고 있다.
조사 불응 행위에 대한 과징금 부과도 언급했다. 주 위원장은 “전체 매출에 상응하는 과징금을 도입함으로써 조사권을 강화하겠다”며 “강화된 과징금 재원으로 불공정거래 피해 구제 기금을 조성, 경제적 약자와 소비자의 피해 구제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실효성 없는 형벌 규정은 정비하고, 신고포상금제를 활성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주 위원장은 “담합, 기술유용 등 중대 법위반 행위에 대한 형벌은 존치하되, 경영활동을 위축시키는 일반 불공정 행위에 대한 형벌은 폐지할 것”이라며 “형벌의 선택과 집중을 통해정상적인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지 않으면서도 중대 법 위반 행위에 대해서는 더욱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상임위원 1명을 포함해 총 167명을 증원해 조사, 경제분석, 심판 관리 영역의 인력과 조직을 확충함으로써 공정위의 법 집행 및 소송 대응 역량을 강화하겠다. 증원이 완료된 후 사건처리 기간도 평균 8개월로 약 40% 단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신고 포상금 규모와 적용대상을 확대한다고 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불균형한 교섭력으로 인해 발생하는 불공정 관행을 또 다른 부작용을 꼽았다.
주 위원장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대기업과 대등한 지위에서 협상할 수 있도록 협상력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미비한 단계에 머물러 있다”며 “사적 집행 메커니즘을 강화하고 경쟁법의 감시망을 넓혀 경제적 약자의 단체 협상력을 보완, 착취적 관행에 대한 시장의 자정기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기술탈취와 같은 악의적 행위에 대해서는 ‘한국형 증거개시제도’(K-discovery)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신속한 소비자 피해구제를 위해서는 피해가 구체화 되기 전 예방적 금지청구가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또 공정거래분쟁조정법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주 위원장은 “올해 경제적 약자의 협상력 강화를 중점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며 "경제적 약자가 경제적 강자와 협상할 때 개별 기업이 아닌 단체로 협상할 수 있도록 단체협상에 대해 담합 규정의 적용을 배제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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