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 KAI 주식 10만주 취득…전체 지분율 5.09%
항공기 자체 생산 가능한 KAI…수직 계열화 따른 경쟁력 확대
민영화 이후 인수 시나리오…KAI 주가 상승에 따른 매입 부담 커져
지난해 11월 27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누리호 4호기가 발사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발사체 제작 총괄을 맡았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 보유율을 5% 이상으로 끌어올리며 ‘경영 참여’를 공식화했다. 단순 재무적 투자를 넘어 국내 방산·항공우주 산업 전반의 수직 계열화를 염두에 둔 전략적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다만 최근 KAI 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향후 추가 지분 확보 과정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엔진부터 완제기까지…한화 ‘수직 계열화’ 시동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에어로는 KAI 주식 10만주(0.1%)를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앞서 한화에어로는 지난 3월 한화시스템 등 관계사와 함께 KAI 지분 4.99%를 확보한 바 있다. 이번 추가 매입으로 한화에어로와 관계사의 KAI 지분율은 총 5.09%로 확대됐다.
지분율이 5%를 넘어서면서 한화에어로는 공시상 보유 목적도 기존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변경했다. 회사는 올해 연말까지 총 5000억원을 투입해 KAI 지분을 추가 매입할 기준이다. 지난달 종가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295만주 규모다. 계획이 모두 실행될 경우 한화그룹의 KAI 지분율은 8%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지분 확대를 한화그룹의 방산·항공우주 밸류체인 강화 전략의 연장선으로 분석한다. 한화는 현재 항공 엔진과 발사체, 위성, 탑재체, 데이터와 서비스까지 이어지는 수직 계열화를 구축해 왔다.
반면 완제기 개발 생산 역량은 KAI가 보유하고 있다. KAI는 국산 초음속 훈련기 T-50과 경공격기 FA-50, 한국형 전투기 KF-21, 수리온 헬기 등을 개발·생산하는 국내 유일의 완제기 업체다.양사의 협력이 본격화 될 경우 엔진과 항공 전자 장비부터 완제기 생산까지 이어지는 수직 계열화 체계 구축이 가능해진다.
특히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패키지 수주’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최근 중동과 동유럽,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전투기와 위성, 방공 체계, 유지·보수(MRO) 등을 묶은 통합형 계약을 선호하고 있다. 한화가 KAI와 협력을 확대할 경우 육·해·공·우주를 아우르는 종합 방산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화에어로는 “최근 글로벌 방산 시장은 육·해·공·우주를 아우르는 통합형 체계 경쟁으로 재편되고 있다”며 “한국 역시 방산·우주항공 분야를 결합한 ‘내셔널 챔피언’ 육성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오르는 KAI 주가…한화 추가 매입 변수로
업계에서는 이번 행보가 단순 투자나 사업 협력을 넘어 장기적인 KAI 인수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화는 2018년 보유 중이던 KAI 지분 5.99%를 전량 매각하며 관계를 정리했지만, 최근 다시 지분 확보에 나서며 전략적 협력 관계를 복원하는 모습이다. KAI 민영화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는 가운데 향후 인수전까지 고려한 선제적 행보 아니냐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다만 현실적인 변수도 적지 않다. 가장 큰 변수는 KAI 주가다. KAI 주가는 지난해 말 10만~11만원 선이었으나 최근에는 18만원 선까지 상승했다. 지난 3월 31일에는 21만5500원으로 최고가를 경신했다. 방산주 강세와 KF-21 양산 기대감 등이 반영된 영향이다.
문제는 주가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한화가 동일한 투자 금액으로 확보할 수 있는 지분 규모가 줄어든다는 점이다. 한화에어로가 계획한 5000억원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지난 4일 종가(18만원) 기준 약 277만주 확보에 그친다. 향후 KAI 주가가 추가로 상승할 경우 확보 가능한 지분 규모는 당초 예상보다 더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KAI 최대 주주가 한국수출입은행이라는 점도 변수다. 현재 수출입은행은 KAI 지분 26.41%를 보유하고 있으며 국민연금도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정부의 정책 변화 없이 한화가 경영권 수준의 지분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화에어로 관계자는 “장내 매수 방식으로 지분을 확보하는 만큼 실제 취득 가능한 지분율은 시장 상황과 주가 흐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이번 지분 추가 취득은 전략적 파트너십을 위한 차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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