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미국 항공업계에서 아주 재미있는 분석이 하나 나왔다. 승객들의 몸무게가 줄어든 덕분에 비행기 연비가 향상되어 결과적으로 항공사가 돈을 더 벌게 됐다는 내용이다.
이른바 ‘기적의 다이어트 약’으로 불리는 위고비, 마운자로 같은 다이어트약들이 사람들의 식사량을 물리적으로 줄여놓으면서,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항공사의 성적표까지 바꿔놓고 있는 셈이다.
이 현상이 주는 교훈은 확실하다. 사람들이 먹는 방식이 변하면 비즈니스 공식도 통째로 바뀐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 변화의 바람은 이제 국내 골프장 레스토랑의 문턱까지 바짝 다가와 있다.
글로벌 트렌드 분석 기관들은 2026년 현재를 ‘미니어처 포션(Miniature Portions)의 시대’라고 부른다. 이제 소비자들은 커다란 접시에 가득 담긴 음식으로 배를 채우기보다, 양은 적어도 영양이 알차고 보기에도 예쁜 여러 개의 작은 접시를 즐기길 원한다.
"맛있는 건 먹고 싶지만, 배가 터질 정도로 먹는 건 싫다"는 아주 까다로운 절제가 유행이 된 것이다.
실제 세계적인 골프장들은 이미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미국의 명문 골프장 페블비치는 최근 배부른 정찬 메뉴를 과감히 줄였다. 대신 한 입 크기로 정교하게 만든 ‘시그니처 바이트’를 전면에 내세웠다. 골프를 치는 도중에 속은 편안하면서도 맛은 충분히 즐기게 하겠다는 전략이다.
유럽의 테르마 리조트들도 혈당을 급격히 올리지 않는 건강식을 소량으로 제공하는 것을 아예 표준으로 삼았다. 건강을 챙기는 골퍼들에게 이보다 더 매력적인 서비스는 없다.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 게티이미지뱅크
대중적인 골프 시설인 탑골프나 세계적인 골프장 관리 기업인 트룬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진작에 메뉴판을 ‘스몰 플레이트’와 단백질 위주의 메뉴로 바꿨다. 무조건 많이 줘서 남기게 하는 비효율적인 방식에서 벗어난 것이다. 대신 가벼운 메뉴를 여러 번 시키게 만들어 테이블 회전율을 높이고 고객 만족도까지 잡는 영리한 수익 모델을 선택했다.
이런 세계적인 흐름 앞에서 우리 골프장 레스토랑이 여전히 화려하고 푸짐함만 고집하는 건 트렌드와 거리가 있다. 이제는 ‘얼마나 많이 주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세련되게 덜어내느냐’에서 실력이 갈린다.
최근 국내 일부 골프장에서 내놓은 제철 소량 메뉴들이 인기를 끄는 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 접시 크기는 줄이되 그 안에 담긴 경험의 가치는 더 높여야 한다. 그래야 음식 쓰레기는 줄고, 테이블은 빨리 돌며, 손님들은 예쁜 접시를 사진 찍어 SNS에 공유한다. 사람들이 덜 먹는 시대가 온 건 위기가 아니다. 오히려 손님들의 변화된 입맛에 맞춰 골프장 식탁의 품격을 높일 수 있는 최고의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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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윤희종 한국골프장경영협회 홍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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