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 부실 방어 기초체력 비상…1년 새 충당금 방어력 '뚝'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입력 2026.04.29 07:04  수정 2026.04.29 07:04

방어 속도보다 부실 속도 더 빨라

'3고 현상'…한계 차주 크게 늘어

금리 인상 시 연체율 폭탄 '우려'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 NPL 커버리지비율 평균은 약 115.29%로 집계됐다.ⓒ연합뉴스

국내 금융지주사들의 부실채권 대응 여력 지표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중동 전쟁 등 대외적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 4대 금융지주의 부실채권 규모는 사상 처음 13조원을 넘어섰다.


반면 이를 대비해 쌓아둔 대손충당금 비중을 뜻하는 고정이하여신(NPL) 커버리지비율은 1년 사이 급감해 은행권의 손실 흡수 능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 NPL 커버리지비율 평균은 약 115.29%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분기 기준 평균이었던 169.8%와 비교하면 불과 1년 만에 무려 54.51%포인트(p)가 빠져나간 수치다.


NPL 커버리지비율은 금융기관이 보유한 고정이하여신(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 잔액과 비교해 대손충당금을 얼마나 적립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핵심 지표다.


비율이 높을수록 향후 대출 부실이 발생했을 때 금융사가 자체적으로 이를 흡수하고 견뎌낼 힘이 강하다는 뜻이다.


반대로 비율이 하락하면 그만큼 금융사가 향후 잠재적인 부실에 대비할 수 있는 여력이 축소됐다고 해석한다.


지주별로 보면 하나금융의 하락세가 가장 가팔랐다.


하나금융의 1분기 커버리지비율은 95.65%로, 1년 전보다 19.58%p 하락하며 4대 금융 중 유일하게 100% 선이 붕괴됐다.


신한금융은 같은 기간 12.4%p 감소한 113.6%를 기록했으며, 우리금융은 7.9%p 하락한 124.8%를 보였다.


KB금융은 127.1%로 6.0%p 떨어지면서 4대 금융 모두 일제히 하방 곡선을 그렸다.


이는 부실채권이 발생하는 속도가 은행이 충당금을 쌓는 속도를 압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 둔화 흐름 속 중동 전쟁 여파로 인한 고유가·고환율·고금리 등 3고 현상이 장기화하면서, 이자 부담을 이기지 못한 한계 차주들의 대출이 대거 부실화되고 있다.


실제로 이들 4대 그룹의 1분기 NPL 잔액은 총 13조620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1년 전 같은 기간 대비 7.97% 증가한 수치로, 4대 금융 합산 기준 NPL이 13조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은행들이 충당금을 추가 적립하며 나름의 방어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부실 채권의 총량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었던 셈이다.


특히 정부의 생산적 금융 확대 기조에 맞춰 은행들이 기업대출을 적극적으로 늘려온 점이 부메랑이 돼 돌아오고 있다.


가계대출 규제 속에서 수익성을 위해 기업대출 비중을 높였지만, 경기 침체로 인해 일부 업종과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부실 위험이 빠르게 전이되는 모습이다.


문제는 앞으로의 전망 역시 어둡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이 다음 달 금융통화위원회부터 인플레이션 억제와 환율 방어를 위해 금리 인상 사이클을 본격화할 경우 시장 금리의 상방 압력은 더욱 확대될 수밖에 없다.


대출 금리가 추가 상승하면 차주들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확대된다.


당분간 연체율이 오르고 NPL 커버리지비율이 악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금융사들은 선제적인 충당금 적립에 나서고, 취약 차주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당국 역시 시중은행 및 금융지주사에 충분한 손실흡수능력을 확충할 것을 강조하는 등 건전성 관리를 예의주시 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뿐 아니라 지난 2024년까지의 금리 인상 여파가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부실채권이 전반적으로 증가했다"며 "지난해와 비교해 커버리지비율이 감소해 리스크 관리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