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해 사건의 희생과 슬픔에 비통한 마음"
"지탄 받는 범죄자라도 변호권은 보장돼야"
홍덕희 국민의힘 구로구청장 후보(오른쪽)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현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은 호준석 구로갑 당협위원장 ⓒ뉴시스
계곡 살인사건 주범인 이은해를 변호했단 이력이 논란이 돼 공천 원점 재검토 통보를 받았던 홍덕희 국민의힘 구로구청장 예비후보가 "제 거취와 관련된 모든 결정은 당의 판단에 전적으로 일임하겠다"고 밝혔다.
홍덕희 후보는 2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 법정을 넘어 구민의 삶을 책임지는 공직 후보자로 나선 만큼, 앞으로는 더욱 더 매사에 국민의 상식과 눈높이를 더욱 엄중하게 헤아리고 행동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19일 당으로부터 구로구청장 후보로 공천됐던 홍 후보는 이틀 뒤인 21일 이은해를 변호했단 이력이 문제가 돼 후보 자격 적절성에 대한 원점 재검토 통보를 받았다.
이은해는 지난 2019년 6월 경기 가평의 한 계곡에서 남편 윤모씨에게 4m 높이의 바위에서 깊이 3m 물속으로 뛰도록 강요해 숨지게 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지난 2023년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이에 대해 홍 후보는 "먼저 저에 대한 논란으로 인해 국민과 구민 여러분, 당원 동지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송구한 마음을 전한다"며 "구로 현장에서 밤낮없이 땀 흘리며 선거운동에 매진하고 계신 동료 후보자님들과 당원 여러분께도 진심으로 고개 숙여 죄송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해당 사건과 관련한 안타까운 희생과 그 깊은 슬픔 앞에서는 저 역시 한 명의 국민으로서 무겁고 비통한 마음"이라며 "저를 향한 지금의 비판적 시각 또한 그 깊은 연민과 분노에서 비롯됐음을 온전히 헤아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나 이 자리를 빌려 변호사로서의 소신은 분명히 말하고자 한다. 아무리 모두가 외면하고 온 국민의 지탄을 받는 범죄자라 하더라도, 법의 심판대 앞에서는 최소한의 기본적 변호권을 보장받아야 한다"며 "그것이 우리 헌법의 정신이자, 대한민국을 지탱하는 법치주의의 근간이다. 그것이 지켜져야 선진화된 문명사회이고 공정한 사회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변호사란 세상 모두가 아니라고 손가락질하며 돌을 던질 때에도, 그 사람의 목소리를 법의 테두리 안에서 대변해 줄 '세상에 남은 단 한 사람'이 돼야 한다"며 "그것이 변호인의 숭고한 역할이자 피할 수 없는 사명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후보는 "저는 당시 제게 쏟아질 비난을 알면서도 그 험난하고 어려운 사건을 회피하지 않았고 대가도 없이 법률가로서의 책임을 끝까지 수행했다"며 "법정에서 피고인을 대변했다고 해서 변호사가 그 범죄인과 같은 생각과 입장을 가졌다는 식으로 비판해서는 안 된다. 변호인이야말로 국민의 자유와 인권을 보호하는 형사사법제도의 최후의 보루다"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저는 양복점 재단사였던 아버지와 봉제공장에서 미싱을 돌리셨던 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비싼 등록금은 꿈조차 꿀 수 없었기에 국립대를 거쳐 늦깎이 변호사가 됐다"며 "평생 땀 흘려 일하는 서민의 고단한 삶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늘 약자의 편에서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해 왔다. 이번 사태는 어떠한 시련 속에서고 결코 내 사람을 배신하지 않고 끝까지 지키는 사람인지를 증명하는 증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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