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금 3분의 1 보장” 전세사기 지원한다지만…형평성·재원 부담 우려

임정희 기자 (1jh@dailian.co.kr)

입력 2026.04.17 06:46  수정 2026.04.17 06:46

국회 국토위 전체회의서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 의결

‘최소보장제’ 마련 골자, 여야 공감대 형성

전세사기 특별법 상설화 변수…정부 재정 부담 누적

ⓒ데일리안 DB

전세사기 피해자에 대한 최소 구제 장치 도입이 가시화되고 있다. 피해 회복의 최저선을 보증금의 3분의 1로 정하고 이를 국가가 보장하겠다는 취지지만, 사적 계약에 정부 재정을 투입한다는 점에서 형평성 논란과 재정 부담 우려가 남아 있단 주장도 나온다.


17일 국회에 따르면 지난 16일 국토교통위원회는 전체회의에서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핵심은 전세사기 피해자가 우선변제권을 행사하거나 임차보증금반환채권을 변제받은 금액, 경·공매 차익 등을 합산한 금액이 보증금의 3분의 1에 미치지 못할 때 부족분을 지원하는 것이다.


일명 ‘최소보장제’로, 피해자마다 보증금 회수율이 큰 편차를 보인다는 점을 감안해 피해지원을 두텁게 하고자 마련됐다.


당초 발의된 법안에는 최소 보장 비율을 50% 수준으로 제안했으나, 소위 논의 과정에서 3분의 1수준으로 수정됐다.


이 개정안은 복기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엄태영 국민의힘 의원이 공동 발의한 만큼 여야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 국회 본회의 통과도 신속하게 이뤄질 전망이다.


특히 지난 10일 전세사기 피해자 최소보장을 위한 예산 279억원을 포함한 추가경정예산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속도감 있는 개정안 실행이 예상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경·공매 등이 진행되고 난 뒤 최소보장 기준에서 모자란 차액을 정부가 지원해주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다만 최소보장제 실행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전세사기를 사회적 재난으로 보고 최소한의 안전망을 마련하겠다는 취지에서 출발했으나, 사적 계약인 전세계약에서 발생한 피해에 정부가 직접 개입하는 것이 적절한지 의문을 제기하는 의견도 있다.


피해자 간 형평성뿐 아니라 다른 유형의 금융·부동산 피해와의 비교에서도 논란이 불가피하단 지적이다.


재정 부담 역시 변수다. 현행에 따르면 전세사기특별법 지원 대상은 지난해 5월31일까지 임대차계약을 맺고, 특별법이 유지되는 내년 5월 말까지 전세사기피해자를 신청해 인정받은 임차인에 한정된다.


특별법이 한시적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지원 대상도 한정된 것인데, 현재 국회에는 전세사기특별법을 상설화하자는 내용이 포함된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다.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을 살펴보면 법 유효기간을 내년 5월까지 한정한 조항과 적용 대상을 특정 시점 이전 계약자로 제한하는 규정을 삭제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 내용대로 개정이 이뤄질 경우 전세사기 피해지원이 상설화되기 때문에 정부 재정 부담이 장기적으로 누적될 수 밖에 없단 우려가 나온다.


국토부 관계자는 “내년 5월이면 특별법 유효기간이 끝나기 때문에 특별법 연장과 함께 정부 재원 부담 문제가 논의될 수 있다”면서도 “일부 우려는 있겠지만 전세사기 피해자가 감소 추세고 전세사기의 특수성을 고려해 정부가 지원하자는 취지로 최소보장제가 추진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직접적인 지원이 이뤄질 경우 대상자 선별 문제나 도덕적 해이에 대한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며 “임차인들이 주의 깊게 선택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방안이 더 깊게 고려돼야 할 요소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인구 축소 문제 등을 고려했을 때 부동산 시장에서 의도적인 사기가 아니더라도 보증금 미반환 문제가 꾸준히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그런 면에서 최소보장제가 사회적인 부담을 늘리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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