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300만원 시대…정부, 불용 PC 살려 물가 잡는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6.04.09 08:30  수정 2026.04.09 08:30

반도체값 폭등에 노트북 18% 껑충

불용 PC 중 58% 선별해 수급 지원

"나프타 등 공산품 공급망 병목 해소"

국가기관 불용 PC 무상양여 체계도ⓒ관계부처합동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과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민생 물가 부담이 가중되자 정부가 전방위적인 물가 사수 작전에 돌입했다. 특히 ‘칩플레이션’ 여파로 가격이 급등한 PC·노트북 분야의 디지털 양극화를 막기 위해 공공기관 자산을 재활용하고 중동 리스크에 대응해 에너지와 공산품 수급을 집중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지난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 회의 결과를 발표했다. 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해 지난 2월부터 해당 TF를 가동 중이다.


정부는 최근 PC와 노트북 가격 상승의 주원인으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칩플레이션(D램)’을 지목했다.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반도체 업계가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에 집중하면서 노트북용 범용 D램 공급이 줄어 가격이 1년 새 7배 이상 폭등했기 때문이다. 실제 주요 제조사의 노트북 가격은 지난해 대비 약 18%까지 치솟았다. 프리미엄 모델의 경우 ‘노트북 300만원 시대’가 현실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정부는 취약계층의 디지털 소외를 막기 위해 중앙정부와 공공기관의 불용 PC를 긴급 수혈하기로 했다. 정부는 지난해 불용 처리돼 폐기된 PC(2.2만대)의 약 58%가 별도의 수리·정비 작업을 거치면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으로는 성능이 양호한 제품을 선별해 지방정부의 ‘사랑의 그린 PC’ 사업과 연계, 취약계층에 무상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저소득층 학생을 위한 PC 구매 지원 단가를 현실화하고,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증액분(4조8000억원)을 활용해 교육청 차원의 추경 편성을 유도하기로 했다.


중동 사태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 대책도 추진된다. 정부는 ‘석유제품 최고가격제’를 유지하며 물가 억제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물류비 부담을 덜기 위해 운송업자 유가연동보조금 지원 비율을 기존 50%에서 70%로 확대했다.


석유화학 제품의 기초 원료인 나프타 수급 불안에도 선제 대응한다. 수급 우려가 커진 포장재와 페인트, 건설 자재 등에 화학물질등록평가법상 수입 규제 특례를 적용해 수입 소요 기간을 단축한다. 특히 의료용 수액제 포장재 등 필수 품목에는 나프타를 우선 공급하고 심사 절차를 간소화하는 패스트트랙도 신설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과 중동 분쟁이 겹치면서 기업들의 원가 부담이 극심한 상황”이라며 “정부가 공공 자산을 활용해 수급에 나서고 물류 규제를 풀어준다면 시장의 심리적 불안을 잠재우는 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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