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켓베이는 막고 중국 리셀은 그대로…공연법 개정안의 빈틈 [D:이슈]

전지원 기자 (jiwonline@dailian.co.kr)

입력 2026.02.05 08:35  수정 2026.02.05 08:36

공연법 개정안에 쏟아진 반발, 해외 리셀 사이트로 '풍선효과' 우려와 실효성 논란

국회가 공연 입장권 암표 거래를 전면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공연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며 강력한 제재를 예고했지만 팬덤과 업계 일각에서는 실효성에 대한 우려도 동시에 커지고 있다. 특히 팬들 사이에서는 '그나마 사기 위험이 적은 제도권 리셀 플랫폼까지 막히면 오히려 음성 거래만 늘어나는 것 아니냐'는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티켓베이

4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공연법 일부개정법률안은 매크로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재판매 목적의 부정구매와 구입가를 초과한 상습·영업 목적의 부정판매를 모두 불법으로 규정했다. 입장권 판매자와 통신판매중개업자는 부정구매·부정판매를 방지하기 위한 기술적·관리적 조치를 의무적으로 취해야 하며 부정판매로 얻은 이익은 몰수·추징 대상이 되고 판매금액의 최대 50배까지 과징금이 부과된다. 다만 해당 법안은 대통령 공포 이후 유예기간을 거쳐 시행될 예정이다.


문체부는 "국내 리셀 사이트든 해외 사이트든 상관없이 부정구매·부정판매 행위 자체가 암표로 규정되며 원칙적으로 모두 제재 대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해외 기반 거래나 개인 간 직거래의 경우 추적과 처벌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국내 대표 티켓 리셀 사이트인 티켓베이는 "제도권 플랫폼 규제는 거래 수요가 SNS나 해외 사이트로 이동하는 '풍선효과'를 낳을 수 있다"며 "이는 오히려 모니터링이 어려운 시장에서 사기 피해를 키울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샤오홍슈, 엑스(X, 옛 트위터), 텔레그램 등 해외·비제도권 거래는 판매자 추적이 어렵다.


암표를 사후적으로 처벌하는 것만큼 초기 예매 구조 자체를 바꾸는 접근이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쿠팡플레이는 가수 지드래곤(G-DRAGON) 콘서트 선예매에서 멤버십·와우 회원·사전 인증을 모두 거쳐야 예매가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해외 팬은 별도 창구를 통해 예매하도록 분리해 국내 실수요자 중심 구조를 택했다.


이에 팬들은 인터파크티켓, 멜론티켓 등 주요 티켓 사이트 역시 '내국인 우선 예매', '선예매 대상에 대한 실명·다중 인증 강화' 등을 요구하며 '법보다 예매 설계가 먼저다'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공연 기획사와 티켓 플랫폼들은 이미 매크로 차단, 실명 인증, 블랙리스트 운영 등 다양한 기술적 조치를 시행하고 있지만 모든 부정행위를 완벽하게 차단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공연업계 관계자 A씨는 "팬들은 티켓팅이 실패하면 플랫폼이 일을 안 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서버 증설보다 매크로 차단에 훨씬 많은 비용과 인력을 투입하고 있다"며 "부정 접근은 실시간으로 차단하고 예매 종료 후에도 로그 분석을 통해 비정상적인 예매를 검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암표가 성행하는 구조의 근본 원인은 수요 대비 공급 부족인데 이 책임이 전부 플랫폼이나 기획사로 돌아오는 분위기"라며 "해외 거래나 개인 간 직거래까지 실질적으로 통제할 수 있을지는 의문인 상황에서 법이 강화되면 현장에서도 더 많은 책임을 떠안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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