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독주에 쌓이는 반발…민주당 내 '제동 세력' 전면화

민단비 기자 (sweetrain@dailian.co.kr)

입력 2026.01.24 06:00  수정 2026.01.24 07:19

총의 수렴 없는 합당 제안에

최고위원 3인방 '집단 제동'

첫 공동 기자회견…"사과하라"

박지원 최고위원은 면전서 비판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정청래 대표의 조국혁신당 합당 제안 발표' 관련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황명선, 이언주, 강득구 최고위원 ⓒ뉴시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인 1표제에 이어 조국혁신당과의 합당까지 일방적으로 추진하면서 당내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비당권파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의 사과를 촉구하는 공동 기자회견에 나서는 등 제동 세력이 본격적으로 조직화되며 공개적으로 반기를 드는 양상이다.


강득구·이언주·황명선 최고위원은 23일 국회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정청래 대표가 전날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을 전격 제안한 데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최고위원들과도 사전에 논의되지 않은 채 결정이 이뤄진 건 비민주적인 결정이라며 절차적 정당성이 결여됐다고 지적했다. 이들에 따르면 정 대표는 합당 제안 계획을 20분 전 최고위원들에게 통보했고, 당원 의견 수렴 절차도 거치지 않았다.


이들은 "선출된 최고위원들이 의견조차 낼 수 없는 구조, 대표 결정에 동의만 강요하는 구조는 민주적 당 운영이 아니다"라며 "이는 당대표의 명백한 월권이며 직권남용"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 대표의 공식 사과 △독선적 당 운영에 대한 재발방지 대책 △합당 논의 사항 즉각 공개 등 세 가지를 요구했다.


비당권파 최고위원들이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집단적인 움직임에 나선 건 정 대표 취임 이후 처음이다. 강득구·이언주·황명선 최고위원은 이날 충북 현장 최고위원회의에도 불참했다. 이들은 개인 일정을 이유로 들었지만, 당 안팎에서는 정 대표에 대한 항의 차원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들은 정 대표가 1인 1표제를 처음 추진할 당시에는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각각 문제를 제기했었다. 이 최고위원은 민주적 절차의 부재를 지적했고, 황 최고위원은 1인 1표제가 정 대표의 연임을 위한 수단이라는 오해를 불식하기 위해 차기 전당대회부터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최고위원은 당시 최고위원 당선 전이었지만, SNS를 통해 당원 의견 수렴 없는 제도 개편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들이 공동 대응에 나선 건 '정청래 체제'의 위험성에 대한 당내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정 대표가 1인 1표제에 이어 합당 제안까지 일방적으로 추진하면서, 공당을 사당처럼 운영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 최고위원은 정 대표의 이같은 행보를 "연임을 위한 포석"이라고 보고 있다.


정 대표의 연임 국면이 본격화할수록 당내 충돌은 더욱 잦아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박지원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정 대표 면전에서 합당 제안을 비판했다. 그는 과거에도 합당을 깜짝 발표한 전례가 있었지만, 현재는 당원 규모와 권리가 크게 확대된 만큼 제안에 앞서 충분한 총의 수렴이 있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당권파로 분류되는 인사들은 정 대표를 옹호하고 나섰다. 이성윤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과 혁신당이 지방선거를 같이 치르자는 정 대표의 방향성 제시는 매우 적절했다고 생각한다"며 "당대표로서 누구보다 민주당 당원들을 아끼고, 올해 지방선거의 압도적 승리를 위해 다양한 전략을 깊이 고민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민수 당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CBS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서 "정당에서 중요하게 논의되는 현안들이 있을 때 외부로 발설되고 언론에 보도되는 경우가 왕왕 있다'며 "합당을 제안하는 수준인데 이것이 사전에 유출될 경우 과정이 매끄럽게 진행될 수 있겠느냐는 우려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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