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국내 게임사 IPO 사례 전무…산업 성장
둔화로 체질 개선 장기화…우선순위서 밀려
차기 주자로 라이온하트·넷마블네오 등 거론
시장 "단기 성과 아닌 지속 성장 가능성 증명해야"
ⓒ데일리안 AI 삽화 이미지
국내 게임사들의 상장 추진이 요원해졌다. 업황 부진과 순탄치 않은 민간 자본 유치, 신작 지연 등이 맞물리며 기업공개(IPO)를 둘러싼 시장 환경이 악화됐다는 평가다. 가파른 실적 성장세를 앞세워 한때 IPO 대어로 거론되던 게임사들의 이름도 자취를 감췄다.
다만 상장 후보군이던 게임사들이 올해부터 주요 신작을 출시할 예정인 만큼, 이들 성과가 향후 상장 추진 재개 가능성의 분기점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시장과 투자자에게 회사의 지속 가능한 성장성을 입증해야 하는 만큼 과제는 가볍지 않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증시에 신규 상장한 게임사는 한 곳도 없다. 라이온하트 스튜디오, 위메이드커넥트, 넷마블네오 등이 차기 주자로 거론됐지만, 실제 상장 가시권에 들어선 기업은 나오지 않았다. 이에 따라 2024년 코스피에 입성한 시프트업 이후 국내 게임사 IPO는 사실상 멈춘 상태다.
게임사가 상장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히트작 보유를 넘어, 지속적인 개발 역량과 성장 스토리를 시장에 설득력 있게 제시해야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시프트업 사례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시프트업은 '승리의 여신: 니케'와 '스텔라 블레이드'라는 두 개의 흥행작을 통해 서브컬처 장르에서의 개발력을 입증했다. 승리의 여신: 니케는 PC·모바일, 스텔라 블레이드는 PC·콘솔 플랫폼으로 확장되며 멀티 플랫폼 대응 역량까지 증명했다. 이는 단기 성과가 아닌, 장기 성장 가능성을 시장에 제시한 사례로 평가된다.
지난 14일 진행된 모태펀드 게임계정 신설 관련 정책토론회에서 구영범 스마일게이트 인베스트먼트 CSO(최고전략책임자)는 "VC(벤처캐피탈)는 기본적으로 수익률이 중요 지표다. 투자한 이후 (투자금을) 회수하는 중요 방법 중 하나가 게임사가 잘 성장해서 상장하는 것"이라며 "게임사를 투자한다고 해도 이 회사가 상장이라는 문턱에 도달 가능할지 고민한다. 호흡이 굉장히 긴 산업이고, 사업을 진행하며 굉장히 많은 자본이 투입된다"고 말했다.
IPO를 추진하던 게임사들이 상장에 제동을 건 배경에는 산업 전반의 성장 둔화가 자리하고 있다. 코로나19 펜데믹 시절 게임 이용률이 급증하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인력과 프로젝트를 대폭 확대했지만, 엔데믹 이후 비용 부담이 구조적으로 상존하게 됐다.
이에 최근 몇 년간 대형 게임사를 중심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거나 비효율 사업부를 정리하는 등 체질 개선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상장 후 주가 방어 부담이나 공모가 하락 가능성 등을 이유로 상장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선택도 늘었다는 전언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구조 조정과 전략 재편의 성과가 올해부터 가시화될 지 주목하고 있다. 라이온하트 스튜디오와 위메이드커넥트, 넷마블네오 등은 올해를 전후로 주요 신작 출시를 예고하고 있어, 실적과 성장성 회복 여부에 따라 IPO 추진에 다시 동력이 붙을지 주목된다.
기대감이 가장 높은 곳은 단연 라이온하트 스튜디오다.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오딘: 발할라 라이징'으로 이름을 알리며 IPO 대어로 떠오른 개발사다. 지난 2021년 카카오게임즈 자회사로 편입된 후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며 상장 절차에 착수했다. 해당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라이온하트 스튜디오는 당시 몸값으로 4조~5조원을 인정받았다.
당시 단일 IP 리스크와 대내외 환경 부진이 겹치며 상장을 연기했는데, 올해 신작 3종 출시를 앞두고 있는 만큼 시장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은 2분기 출시를 앞둔 MMORPG '오딘Q'다. 전작 오딘과 마찬가지로 북유럽 신화를 기반으로 언리얼 엔진5를 활용한 고품질 그래픽과 장르 특유의 성장 재미를 구현했다. 서브컬처 게임 '프로젝트 C(가칭)', 슈팅 게임 '프로젝트 S'도 개발 중이다. 두 작품 모두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넷마블 핵심 자회사인 넷마블네오도 IPO를 타진 중이다. 지난해 초 권영식 넷마블네오 대표가 겸직하던 넷마블 대표 자리를 내려놓은 것도 IPO 추진 기대를 높였다. 2024년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의 글로벌 성공에 이어 2025년 '뱀피르'까지 흥행하며 개발 경쟁력을 입증했으며, 현재 차기작 '나 혼자만 레벨업: 카르마'를 개발 중이다. 이를 통해 연타 흥행에 성공할 시 IPO 재추진에 더욱 무게가 실릴 것으로 점쳐진다.
위메이드 계열사인 위메이드커넥트는 2017년과 2022년 두 차례나 IPO를 추진했으나 미미한 실적으로 좌초됐다. 하지만 지난해 출시한 서브컬처 게임 '로스트 소드'가 흥행하며 4년 연속 이어지던 당기순손실이 흑자전환됐다. 올해는 전략 서브컬처 신작 '노아'를 비롯한 신작 파이프라인을 가동하며 서브컬처 게임 퍼블리셔로서 위상을 강화해 기업 가치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게임사 IPO가 멈춰선 데는 개별 기업의 문제도 있겠으나 그것보다도 시장 환경 변화가 있는 것 같다"며 "게임 성과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워낙 크고, 개발 기간을 장담할 수도 없으니 시장이 요구하는 안정성과 가시성을 충족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지속 가능한 성장 구조를 입증하는 사례가 더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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