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로 축출'에 김정은 간담 서늘했나…"핵 억제력 고도화, 국제적 사변들이 설명"

맹찬호 기자 (maengho@dailian.co.kr)

입력 2026.01.05 09:09  수정 2026.01.05 09:13

전날 '극초음속 미사일' 훈련 참관하며 발언

한중정상회담 앞 무력시위…'화성-11마'인듯

"비핵화 불가 간접 메시지…도발 배제 못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어제 조선인민군 주요 화력타격 집단 관하 구분대 미사일 발사훈련을 참관했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5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 하에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훈련을 실시하며 핵전력 고도화 행보를 이어갔다. 시험 현장에서 김 위원장이 언급한 '국제적 사변'의 구체적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공습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체포·압송 사태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조선중앙통신은 5일 "평양시 역포구역에서 북동방향으로 발사된 극초음속 미사일들은 조선 동해상 1000㎞ 계선의 설정 목표들을 타격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발사훈련을 참관하고 "전략적 공격 수단의 상시 동원성과 그 치명성을 적수들에게 부단히 그리고 반복적으로 인식시키는 것 자체가 전쟁 억제력 행사에 중요하고 효과 있는 한 가지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숨길 것 없이 우리의 이 같은 활동은 명백히 핵전쟁 억제력을 점진적으로 고도화하자는 데 있다"며 "그것이 왜 필요한가는 최근의 지정학적 위기와 다단한 국제적 사변들이 설명해 주고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오늘 발사 훈련을 통하여 매우 중요한 국방기술 과제가 수행되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미사일 병들은 공화국 핵무력의 준비 태세를 유감없이 보여주었으며, 그에 대한 신뢰심을 제공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최근에 우리의 핵 무력을 실용화 실천화하는 데서 중요한 성과들이 기록되고 있다"며 "우리는 지속적으로 군사적 수단, 특히 공격 무기 체계들을 갱신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신이 이날 보도한 내용을 보면 김 위원장이 거론한 '지정학적 위기'와 '국제적 사변'이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가자 전쟁과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공습,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압송 등을 의식한 발언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국제 환경 속에서 국가 안보를 담보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핵 억제력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통신은 이번 발사훈련 목적에 대해 "극초음속 무기체계의 준비태세를 평가하고 임무수행능력을 검증, 확인하며 미사일병들의 화력 복무능력을 숙련시키는 한편, 우리의 전쟁억제력의 지속성과 효과성·가동성에 대한 작전 평가"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구체적인 기종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군 당국은 이번 발사가 KN-23 계열 발사체에 극초음속 활공체(HGV)를 결합한 '화성-11마' 시험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10월에도 같은 기종의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은 "한중 정상회담 전 탄도미사일 방어망을 회피하는 '게임 체인저'급 무기체계인 극초음속미사일로 존재감 과시성 무력시위"라며 "1차 시험 발사 상황과 유사한 대남 무력시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베네수엘라 사태에 따른 위기감 가능성도 있으나 미국에 대한 무력시위 성격은 중거리급 이상은 발사해야 한다"며 "이번 2차 시험 발사는 저고도 활동 비행, 하강단계 활공비행 능력, 속도 증가를 위한 시험 재개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통신은 미사일 궤적을 지도상에 표시한 것으로 보이는 화면을 김 위원장이 가리키는 모습의 사진도 공개했다. 궤적을 나타낸 것으로 추정되는 붉은 선은 미사일이 하강 후 상승하는 '풀업(pull-up) 기동'을 한 것처럼 표시돼 있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어제 조선인민군 주요 화력타격 집단 관하 구분대 미사일 발사훈련을 참관했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5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 위원장이 보고 있는 모니터 화면에 비행 궤적이 표현돼 있는데 그 궤적이 전형적인 극초음속 미사일의 궤적 보다는 완만하지만 풀업 기동을 일정하게 수행하는 '준극초음속체(초음속체)'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홍 연구위원은 "정리하면 비행거리 775.4㎞ 지점에서 속도가 마하 3.48, 고도가 43.7㎞로 비행했다"면서 "이 지점에서 하강 및 글라이더 비행을 했다고 하면 극초음속보다는 초음속(supersonic) 영역 비행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대만 문제 등 지정학적 위기와 베네수엘라 사태 등 국제적 위기 등을 염두에 둔 핵무력 고도화 과시"라며 "언급은 없지만 한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비핵화 불가 간접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이어 "베네수엘라 사태에 대한 직접적 언급은 없지만, 북한과 베네수엘라는 다르다는 간접 메시지"라며 "한중 정상회담 결과 및 베네수엘라 사태를 지켜보면서 좀 더 높은 수준의 미사일 도발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발사훈련 참관에는 김정식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 장창하 미사일총국장 등이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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