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팡 흐름 속 타 이커머스 반사이익 '뚜렷'
티몬, 이커머스 지각변동 속 영업 재개 기약 없어
리브랜딩 포함 전략 재설계 필요 목소리도
티몬 로고. ⓒ티몬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이른바 ‘탈팡(탈쿠팡)’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실제 일부 이커머스 플랫폼들은 이용자 유입 효과를 누리고 있지만, 티몬을 인수한 오아시스는 좀처럼 웃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커머스 시장의 판도가 흔들리는 국면에서 티몬의 영업 재개가 지연되면서 오아시스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오아시스마켓 또한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반사이익을 얻었다. 사태 이전인 지난달 28일 6만3814명 수준이던 오아시스의 일간 활성 이용자 수(DAU)는 이달 2일 최대 7만7753명까지 증가했다.
이처럼 오아시스마켓도 이른바 '탈팡 특수'를 누리고 있는 상황이지만, 오아시스의 표정은 마냥 밝지 않다.
이커머스 업체 모두가 업계 1위 쿠팡을 떠나는 소비자 잡기에 여념이 없는 상황 속에서 오아시스가 인수한 티몬은 영업 재개조차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티몬의 영업 재개 일정은 현재로선 기약이 없는 상황이다. 인수 이후 오아시스는 티몬의 빠른 정상화를 강조해 왔지만, 핵심 인프라인 결제 시스템 마련에 난항을 겪고 있다.
카드업계가 티몬 결제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유지하면서 결제대행(PG) 연동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다.
현재 카드사들은 결제 재개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티메프 사태'를 한 차례 겪으며 카드사의 피해도 막심했고, 미정산 사태 당시 피해자들의 민원이 집중됐던 만큼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아시스는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이미 막대한 재원이 투입된 만큼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수익성 약화는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비식품·라이프스타일 영역으로 외연을 넓히려 했던 오아시스의 투자가 오히려 '악수'였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오아시스는 지난 6월 티몬을 총 181억원에 인수했다. 신주 인수 방식으로 116억원을 투입해 지분 100%를 확보했고 미지급 임금과 퇴직금 등 약 65억원 규모의 채권을 함께 부담했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티몬의 영업 재개가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오아시스 측은 재오픈 의지가 여전하다는 입장이다.
오아시스 관계자는 "카드사의 결정에 따라 재오픈 여부가 결정되는 만큼 상황을 계속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리브랜딩 등의 방식으로 새롭게 접근하는 방법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오아시스가 티몬이라는 플랫폼의 브랜드를 그대로 유지하고 오픈하려고 했다. 물론 티몬이라는 브랜드가 가진 힘이 분명히 있지만, 일련의 사태를 거치며 부정적 이미지가 강해진 것이 사실"이라며 "이름을 바꾸고 리브랜딩을 하는 방식을 검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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