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서 아닌 배우 리헤이”…새 캐스트, 새 마음가짐으로 세계관 강화한 ‘시지프스’ [D:현장]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5.12.15 19:35  수정 2025.12.15 19:36

알베르 카뮈의 소설 ‘이방인’의 뫼르소와 그리스 신화 속 ‘시지프스’를 뮤지컬적으로 엮어낸 뮤지컬 ‘시지프스’가 무대에 올려진다. 작품은 희망이 사라진 폐허의 세상 속, 네 명의 배우들의 이야기를 통해 반복되는 삶의 고난에도 불구하고 이 순간을 뜨겁게 사랑하자는 메시지를 그린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추정화 연출은 소설 ‘이방인’ 속 “마지막까지 삶을 꿈꾼 엄마의 죽음”이라는 문장에서 뜨거움을 느끼고 작업에 착수했다. 메시지를 지키면서 흥미를 더할 수 있는 요소를 고민한 끝에 시지프스 신화와 배우의 삶을 함께 엮어내 뮤지컬을 완성했다.


추 연출은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예스24스테이지에서 진행된 ‘시지프스’ 프레스콜에서 “어린 시절 그저 활자를 통해 ‘이방인’을 읽어내려 갔다면, 40세가 넘은 시점에 읽는 ‘이방인’은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제가 느낀 이 마음을 관객들에게도 전달하고 싶었다”면서 “배우가 쌓아온 캐릭터는 커튼콜이 끝나고 분장을 지우는 순간 끝난다. 그리고 다시 그 역할로 무대에 선다. 이런 배우의 모습이 돌을 굴리는 시지프스 신화와 닮아 보였다. 죽을만큼 힘들지만, 죽을만큼 살아보자는 말을 전달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작품은 지난해 제18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하 DIMF)에서 창작뮤지컬상, 여우조연상(윤지우), 아성 크리에이터상(추정화) 등을 품에 안으며 3관왕에 올랐다. 이후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초연하고 약 1년여 만에 재연에 돌입했다.


언노운 역에 이형훈·송유택·강하경·조환지, 포엣 역에 리헤이·박선영·윤지우, 클라운 역에 정민·임강성·박유덕·김대곤, 아스트로 역에 이후림·김태오·이선우가 출연한다. 특히 이번 시즌엔 리헤이, 강하경, 박유덕 등 새로운 캐스트들이 주목을 끌었다.


엠넷 ‘스트릿 우먼 파이터’에 출연하며 인기를 끈 코카앤버터 리더 리헤이는 이 작품으로 뮤지컬 배우로 데뷔한다. 리헤이는 “모든 것이 처음이라 낯설었다. 몸으로 표현하던 사람인데 무대에서 말을 한다는 것 자체가 어색하고 두려웠는데 모든 배우들이 저에게 조언을 해주면서 좋은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도와줬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이어 “김병진 안무감독님께서 상황 하나하나를 만들어주시며 적응을 도와주셨다. 내가 춤을 오래 췄다는 걸 알고 계시기에 모든 분들이 춤에 빗대어 조언해주셨다”면서 “조환지 배우의 경우는 세뇌시키 듯 ‘누나는 댄서가 아니라 움직임을 잘하는 배우다’라고 말해줬다. 댄서 리헤이가 아닌, 신인 배우 리헤이로 바라봐주신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박유덕은 “배우 입장에서 봤을 때 ‘시지프스’는 신선한 재료였다”면서 “20대, 30대를 돌아보게 됐다. 쓰러지기도 했고, 넘어지기도 했고, 다른 길을 가기도 했다. 그 길을 지나간 나를 다시금 볼 수 있었다. 시간여행을 하는 기분이었다”며 작품의 매력 포인트를 짚었다.


추 연출은 마지막으로 “초연과 크게 달라진 건 없다. 다만 근본적인 것들을 강화하고자 했다”면서 “세상이 붕괴된 후 시작하는 이야기인데 하다 보니 그걸 자꾸 잊게 됐다. 새로운 캐스트와 기존 배우들 그리고 창작진이 새 마음가짐으로 시지프스의 세계관을 더 강화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시지프스’는 이달 16일부터 내년 2026년 3월 8일까지 예스24스테이지에서 공연한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현장'을 네이버에서 지금 바로 구독해보세요!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