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정부 첫 장관 낙마…'통일교 게이트' 중심에 선 전재수 [뉴스속인물]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입력 2025.12.12 15:38  수정 2025.12.12 15:38

지난 11일 방미 귀국길에 돌연 사의 표명

정치적 리스크 최소화 목적에도 논란 확산

특검 늦장 대처에 공소시효 문제 일파만파

국수본 수사 착수…'뇌물 혐의' 적용 관건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지난 11일 '유엔해양총회' 유치 활동을 마치고 귀국해 취재진 질문을 받으며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게이트'의 중심에 서며 이재명 정부의 국정운영 안정성과 민주당의 내년 지방선거 전략에 중대한 변화가 예상된단 관측이 나온다.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유엔(UN)해양총회 참석차 미국을 다녀오는 귀국길에 돌연 사의를 표명했다. 이 대통령이 이를 수용하며 현 정부 내각의 첫 낙마자로 기록됐다.


전 전 장관의 자진 사퇴는 통일교로부터 수천만원대의 금품을 수수했단 의혹과 관련 있다. 신속한 대응을 통해 정치적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국정운영 동력을 잃지 않겠단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로 그는 의혹을 부인하면서도 사퇴 결정의 명분으로 '공직자로서의 처신'과 '정부의 안정' 등을 거론했다. 그런데 전 장관의 바람과 달리 통일교가 정치인을 지원했단 의혹은 점차 '통일교 게이트'로 확산 분위기다.


'통일교 게이트'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지난 8월 민중기 특별검사팀 면담에서 국민의힘뿐만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도 지원했다고 진술했으나, 특검팀이 조사에 착수하지 않았단 의혹에서 시작됐다.


특검팀이 지난 11일 브리핑에서 윤 전 본부장의 진술에서 언급된 대상은 여야의 정치인 5명이라고 공식적으로 발표해 이는 사실로 확인됐다. 윤 전 본부장의 진술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18년~2020년 당시 전 의원에게 3000만~4000만원이 담긴 현금 상자와 까르띠에와 불가리 등 명품 시계 2점을 전달했다.


특검팀은 윤 전 본부장이 '여야 정치인 5명'을 거론한 만큼 특정 정당 만을 위한 '편파 수사'가 아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정치적 파장은 확산하고 있다. 특히 공소시효 문제를 두고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최종적으로 특검팀이 '통일교 사건'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전담수사팀에 이첩한 것은 지난 10일로,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확보한 지 약 4개월이 지난 시점이다. 이 사이 일부 혐의의 공소시효가 넘어섰단 지적이 나왔다.


실제로 전 장관이 통일교 측으로부터 금품을 제공 받은 시점이 2018년 9월로 특정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경우 올해 9월 이미 시효가 완성된 상태로 전해졌다.


국수본은 통일교 사건에 대한 수사 즉시 착수했다. 벌써 전 전 장관과 임종성 전 민주당 의원, 김규환 전 미래통합당 의원 등 3명을 피의자로 입건했다. 전 정 장관에 대한 수사의 관건은 특정범죄가중법상 뇌물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 여부로, 이 경우 공소시효는 최대 15년까지 늘어날 수 있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연합뉴스

특검팀이 통일교의 금품 제공에 '부정한 청탁'이라는 대가성이 있었다고 보고 '윤영호 뇌물공여 사건'으로 분류해 가능성은 열려 있단 평가다. 윤 전 본부장에 '뇌물공여 혐의'가 적용되면 전 장관은 '뇌물수수 혐의'를 받을 수 있다.


통일교가 전 전 장관에게 접근한 것은 그가 부산에서 내리 3선을 한 정치적 영향력을 가진 인물로, 현안을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통일교 측은 부산 5지구 모임과 같은 지역 조직 행사에 전 전 장관을 초청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교 내부 문서인 2018년 9월10일자 '한학자 특별보고'에는 당시 만주당 의원이었던 전 전 장관이 통일교 성지인 '천정궁'에 방문했으며, 통일교 관계자 600여 명이 모인 부산 5지구 모임에 참석해 축사를 했다는 내용이 기록돼 있다.


이 보고서는 전 의원이 "우리 일에 적극 협조하기로 했다"는 취지의 내용까지 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 전 장관은 1971년 경상남도 의령군 출생으로 8살경 부산 북구로 이주해 성장했다. 그는 부산 지역 내 만덕국민학교, 덕천중학교, 구덕고등학교를 거쳐 동국대학교에서 역사교육학을 전공했고,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를 취득했다.


전 전 장관은 2002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행정관으로 참여정부의 시작부터 참여했으며, 2004년 청와대 경제수석실 행정관, 2006년 청와대 제2부속실 실장을 역임했다. 노무현재단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했다.


그는 2016년 제20대 총선에서 부산 북구·강서구 갑에 출마해 당시 3선에 도전한 새누리당 박민식 후보를 꺾고 국회에 입성했다. 이후 2020년 제21대, 2024년 제22대 총선에 내리 당선됐고,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제24대 해양수산부 장관으로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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