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평화상 마차도, 베네수엘라 탈출…"가발쓰고 배 10시간 타"

정인균 기자 (Ingyun@dailian.co.kr)

입력 2025.12.11 16:46  수정 2025.12.11 16:54

악천후로 일정 늦어져 시상식은 불참…기자회견 예정

노르웨이 오슬로 그랜드호텔 발코니에서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11일(현지시간)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올해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우여곡절 끝에 노르웨이 오슬로에 도착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노르웨이 당국은 “마차도는 이날 낮에 열린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다”면서도 “다만 그는 11일 오슬로에서 오전 10시 15분(한국시간 저녁 6시 15분)에 노벨 평화상 수상과 관련된 기자회견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차도의 딸 아나 코리나 소사 마차도는 시상식에 참석해 상을 대신 수상한 뒤 수상 소감을 대리 낭독했다. 마차도는 수상 소감을 통해 “이 상은 민주주의가 평화의 필수 요소라는 것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다”며 “민주주의를 원한다면 자유를 위해 싸울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자유를 선택한 민중은 스스로를 해방하고 인류 전체에 기여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0월 10일 노벨위원회는 베네수엘라 민주화를 위해 싸워온 공로를 인정하고 마차도를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발표했다. 마두로 행정부가 2014년부터 마차도의 출국 막고 있는 탓에 마차도의 시상식 참석은 불투명해 보였다.


그러나 마차도는 노벨 평화상 시상식에 맞춰 전날 가발을 쓰고 변장을 한 채 숙소를 탈출했다. 어촌 마을에 도착한 마차도 일행은 목재로 만든 작은 어선을 타고 10시간 동안 카리브해에 있는 섬나라 퀴라소(네덜란드 령)로 이동했다.


WSJ는 "마차도가 배를 타고 퀴라소로 향할 때 미 해군 전투기 F-18 2대가 근접해 선회 비행을 하며 호위했다"며 "퀴라소에 도착한 마차도는 지인의 전용기를 타고 곧장 오슬로로 향하려 했지만 악천후 등으로 일정이 늦어지며 결국 시상식엔 참석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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