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가 인상 요구하자 하도급 기술 유출…쿠첸, 벌금 10억원

어윤수 기자 (taco@dailian.co.kr)

입력 2025.12.10 16:04  수정 2025.12.10 16:04

하도급업체 기술 자료 경쟁 업체에 넘겨

法 "죄질 불량…수급사업자 노력 뺴앗아"

서울 서초구 서울법원종합청사. ⓒ데일리안DB

납품 단가 인상을 요구하는 하도급업체의 기술 자료를 경쟁 업체에 넘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주방 가전기업 쿠첸이 1심에서 벌금 10억원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윤영수 판사는 10일 하도급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쿠첸 법인에 대해 벌금 10억원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제조사업부 전략구매팀장 A씨 등 직원 2명도 각각 벌금 2000만원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이들이 넘긴 자료 대다수가 제조 시간을 단축하거나 불량률을 줄이는 등 경제적 유용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나아가 쿠첸은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 의무, 비밀을 누설하지 않을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봤다.


윤 판사는 "거래 종료를 강행하면서 조직적, 계획적으로 자료를 유용하고 제3자에게 제공해 죄질이 불량하다"며 "수급사업자들의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투여됐음에도 이 기여를 폄하하고 독자적 기술을 유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급사업자의 노력을 빼앗아 기술혁신을 저해하고 법 위반에 대한 경종을 울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수급사업자가 손해를 입을 수 있다는 사실을 쿠첸 및 직원들이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던 점도 고려됐다.


쿠첸은 2018년 3월부터 2019년 1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하도급업체 B사의 인쇄회로기판 조립체 관련 기술자료를 B사 경쟁 업체에 무단으로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해당 기술은 쿠첸이 납품 승인 목적으로 B사로부터 받은 자료였다.


쿠첸은 B사가 납품 단가 인상을 요구하자 거래처를 바꾸기 위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쿠첸과 B사의 거래는 기술 자료 유출 이후인 2019년 종료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쿠첸 법인과 실무 담당 직원 1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상급 직원의 지시 및 관여 정황을 포착해 2022년 11월 팀장급 직원도 함께 재판에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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