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국민을 위한 사법제도 개편 : 방향과 과제' 공청회
법원행정처장 "사법부 깊은 성찰·자성 바탕으로 신뢰회복"
법무장관 "변화 중심에 국민 있어야…신속·효율 재판 요청"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이 9일 서울법원종합청사에서 열린 국민 위한 사법제도 공청회에 참석해 있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사법제도 '개편'을 앞세운 개정안이 위헌 등 논란으로 주춤한 가운데 대법원은 사법부 안팎 각계각층의 의견을 듣겠다며 관련 공청회를 개최했다.
대법원 소속 사법행정기구 법원행정처는 9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서울법원종합청사 청심홀에서 법률신문과 공동으로 '국민을 위한 사법제도 개편 : 방향과 과제' 공청회를 열었다. 최근 여당 주도로 국회에서 논의 중인 사법제도 개편과 관련해 정치 성향과 관계없이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고자 마련됐다. 행사는 11일까지 사흘간 진행된다.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본격적인 개회사에 앞서 "엄중한 사법개혁 현실과 과제 앞에서 오늘 공청회는 우리 사법부에 큰 의미"라며 "그 의미는 제가 오늘 착용하고 온 넥타이를 설명하는 것으로 충분할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이날 천 처장은 검은 바탕에 노란색 한글이 적힌 넥타이를 착용했다.
천 처장은 "세종대왕은 지식인과 귀족이 독점한 문자권력, 사법권력을 시민에게 돌려주겠다는 큰 염원이 있었다"며 "한자로 된 법을 읽을 줄 몰라서 법을 어기게 해선 안 되겠다는 염원, 억울한 일이 있을 때 자기 말을 글로 적어서 해소하게 하겠다는 염원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법조인들에게 이런 염원은 큰 울림을 줬다"고 했다. 천 처장은 "많은 국민이 지금 사법부에 높은 불신을 보이고 있다"며 "사법부는 깊은 자성과 성찰을 하고 있으며 이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법원행정처장 "재판 신속성 세계 3위"…법무장관 "국민은 신속 재판 요청"
천 처장은 세계은행이 2017~2020년 사법의 신속성과 비용 등을 기준으로 각국 사법부를 평가한 결과 우리나라가 1위와 2위를 각각 두 번 기록한 성과를 거론하며 "최근 2025년 10월 평가에서도 형사 재판 신속성은 세계 3위, 민사는 7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다만 "이 같은 지표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사법 불신이 높은 게 현실"이라며 "사법부는 깊은 성찰과 자성을 바탕으로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천 처장은 "최근 사법제도 개혁 논의가 국회를 중심으로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사법부는 시대 변화를 깊이 인식하고 국민의 높아진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끊임없이 스스로 성찰하고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축사가 이어졌다. 이날 공청회에 불참한 정 장관은 이진수 법무부 차관이 대독한 축사에서 "변화의 중심에는 항상 국민이 있어야 한다"며 "국민의 시각에서 바라보고 국민이 요구하는 개선과 변화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간 사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전보다 재판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면서 많은 국민이 신속하고 효율적인 재판을 요청하고 있다"며 "당사자가 사건 진행 과정을 이해하고 납득하도록 절차를 공개하고 참여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의견을 널리 수렴하고 사회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국민과 함께하는 사법제도를 정립해 나가면 법치주의가 굳건히 뿌리내릴 거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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