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맞는 장동혁, '명과 암'은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5.12.03 05:00  수정 2025.12.03 05:12

장동혁號, 오는 3일 출범 100일 맞아

"대여 투쟁력 끌어올려" 공로 목소리

"외연확장·당내통합은 글쎄" 비판도

'계엄 사과·尹절연' 메시지가 '관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8월 26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 결선에서 신임 당 대표로 선출된 후 당기를 흔들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취임 100일을 맞는다. 100일간 당을 이끌어 온 장 대표는 대여 투쟁력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며 소위 반(反)이재명 연대를 형성하는데는 성공했지만, 12·3 비상계엄에 대한 사과나 윤석열 전 대통령 등과의 정치적 절연을 이뤄내지 못해 당 분열을 심화시켰단 평가를 받고 있다. 당 안팎과 정치권에선 장 대표가 취임 100일에 맞춰 어떤 메시지를 내느냐에 따라 향후 당의 운명이 바뀔 수 있는 만큼, 신중한 메시지를 꺼내야 한다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지난 8월 26일 국민의힘의 새 사령탑으로 선출된 장동혁 대표는 오는 3일 취임 100일을 맞이한다. 장 대표 취임 100일인 3일은 지난해 12·3 비상계엄령이 선포된 지 1년째 되는 날이자, 추경호 의원(전 원내대표)의 구속 여부가 결정되는 날이기도 하다.


장 대표의 취임은 여러모로 충격적이었다. 재선인 장 대표가 6·3 대선 당시 당의 대선 후보로 뛰었던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을 전당대회 결선에서 꺾어낸 건 그 누구도 쉽게 예측하기 어려웠던 결과였기 때문이다. 이후 장 대표는 사무총장에 재선 정희용 의원을, 정책위의장에 4선 김도읍 의원 등을 임명하는 합리적인 인선으로 호평을 받기도 했다. 당내에선 이 같은 인선을 두고 "끝내주게 잘한 인선"이라는 평을 내놓기도 했다.


이처럼 큰 기대를 받고 출범한 장동혁호(號)는 곧바로 이재명 정부가 출범시킨 3대(내란·김건희·해병대원) 특검의 무차별적인 압수수색이란 첫 번째 시험에 들게 된다. 전당대회 기간 중 국민의힘 당사에 당원명부를 확보하겠다고 압수수색을 시도한 김건희 특검팀의 무도함을 알리기 위해 1인 시위를 벌였던 장 대표는 취임 이후엔 당내 의원들을 단일대오로 만들어 대응했다.


지난 9월 3일 국민의힘 원내대표실에 내란 특검팀의 압수수색이 들어오자 의원들과 함께 본청에서 무기한 농성을 벌였던 것이 대표적이다. 이 과정에서 장 대표는 우원식 국회의장을 찾아 "정기국회가 시작하자마자 과도한 압수수색을 한 건 결국 일하지 못하는 야당을 만들려는 것 아니냐"라고 정면에서 항의하면서 제1야당 대표로의 면모를 각인시킨 바 있다.


이후 장 대표는 9월 19일 김건희 특검팀이 재차 당원명부 확보를 위해 당사와 DB관리 업체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다시 의원들과 함께 이를 저지해낸 것으로 최고점을 경신하기도 했다. 이때 장 대표는 당의 단일대오를 만드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취임한 지 12일만인 지난 9월 8일 이재명 대통령과의 독대를 이끌어낸 것 역시 장 대표의 뚝심이 만들어낸 공(功)이다. 특히 이 대통령과의 독대 자리에서 장 대표는 "국민 사이에선 '대통령보다 특검이 더 많이 보였다. 야당은 없고 한 당만 보였다'는 우려도 있는 것 같다"고 직격하며 강한 대표로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 같은 장 대표의 리더십과 당 운영 방향은 대여(對與) 투쟁을 극대화 시키는 방향으로 발전했다. 9월 4일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1만명의 당원과 함께 '야당말살 정치탄압 특검수사 규탄대회'로 대여 투쟁의 포문을 연 장 대표는 곧바로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의 잘못을 알리기 위해 전국을 순회하기 시작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12일 국회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대장동 일당 7400억 국고 환수 촉구 및 검찰 항소포기 외압 규탄대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 과정에서 장 대표는 9월 21일 동대구역에 7만명에 달하는 당원을 결집 시켜 '야당탄압·독재정치 국민 규탄대회'를 열기도 했다. 이후 지난달 12일 검찰이 대장동 개발비리 항소를 포기하자 장 대표는 재차 국회 본청에서 '대장동 일당 7400억원 국고 환수 촉구와 검찰 항소 포기 외압 규탄 대회'를 열었고, 전국을 돌며 이재명 정권의 독주를 국민에게 알리는 국민대회를 연이어 개최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장동혁 대표 체제 들어 장외집회가 계속되면서 이재명 정권에 대한 국민들의 반발이 올라온 건 사실"이라며 "강력한 대여 투쟁으로 국민의힘의 존재감을 부각시켰고 반이재명 목소리를 극도로 끌어올린 건 건 장 대표가 해낸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대여 투쟁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는 점은 장 대표의 공(功)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과거 황교안·홍준표 대표 시절을 돌이켜보면 투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의도하지 않았던 실수들이 일어나 논란이 됐는데 장 대표는 그런 점에서는 실수가 없었다"며 "대여 투쟁을 극단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의도된 발언들을 꺼내며 주목도를 높인 측면은 공이라고 봐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장 대표가 아직까지도 윤 전 대통령으로 대표되는 12·3 계엄의 바다를 건너지 못하고 있다는 점과 한동훈 전 대표와의 갈등으로 인해 당내 통합에 미비했단 점은 대표적인 과(過)로 꼽힌다. 특히 "우리가 황교안이다"(11월 12일 대장동 규탄대회)라거나 "내년 지선은 체제전쟁이자 제2의 건국전쟁"(10월 31일 서울시당 워크숍) 등 장 대표의 발언은 당의 외연 확장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작용했단 비판도 나온다.


또 다른 국민의힘 한 의원은 "최근 당에 윤어게인이나 강성 지지층이 대거 유입되면서 승리와는 정반대의 방향으로 가고 있는 건 장 대표의 책임이 크다"며 "대표의 선택은 당의 미래를 결정하는 만큼 외연확장과 반대되는 움직임은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또 장 대표가 임명한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이 최근 한 전 대표와 연관이 있단 의혹이 있는 당원게시판 논란에 대해 당무감사에 돌입하면서 내부 갈등이 표면화 되고 있단 논란 역시 또 다른 과오로 인식되는 모양새다.


윤태곤 실장은 "장 대표가 처음에 당을 통합하겠다 단일대오를 만들겠단 방향성을 제시하고서도 최근에 더 나아지기보단 거꾸로 가는 듯하면서 분열이 일어나고 있단 게 문제"라며 "본인의 지지층을 위한 것이라 하더라도 너무 통합과 거꾸로가는 모습은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당 안팎에선 장 대표가 향후 당을 어떻게 운영할지 여부가 취임 100일 메시지에 달려있다고 보고 있다. 장 대표가 전향적인 계엄 사과나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과 같은 메시지를 내거나 그에 부합할 만한 통합의 메시지를 낸다면 반전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단 분석이다.


엄경영 소장은 "계엄과 탄핵에 대한 절연을 해내지 못한 것이 보수통합과 중도확장의 걸림돌로 작용했는데 받는 쪽이 수용할만한 사과를 한다면 얘기가 달라질 것"이라며 "특히 국민들은 아직 국민의힘이 사과를 하지 않았다고 보고 있는 만큼 이를 해결할 메시지가 나온다면 장 대표도 비로소 더 많은 국민들에게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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