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카메라 12만대 해킹…불법촬영물 제작해 중국 사이트에 판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입력 2025.11.30 11:37  수정 2025.11.30 11:37

ⓒ데일리안 AI 삽화 이미지

가정집·사업장 등에 설치된 인터넷프로토콜(IP)카메라 12만여대를 해킹해 불법촬영물을 제작, 중국어 불법사이트에 판매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IP카메라 해킹 영상으로 불법촬영물을 제작·판매한 B·C씨와, 해킹 영상 보관 또는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제작 혐의를 받는 D·E씨 등 4명을 검거했다고 30일 밝혔다. B·C·D씨는 구속, E씨는 불구속이다.


무직인 B씨는 약 6만3000대의 IP카메라를 해킹해 영상을 편집하는 방식으로 불법촬영물 등 성착취물 545개 파일을 만들고, 이를 A 불법사이트에 판매해 3500만원 상당의 가상자산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회사원 C씨 또한 약 7만대를 해킹해 648개의 성착취물 파일을 제작·판매해 1800만원 상당의 가상자산을 취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판매한 영상은 최근 1년간 A 불법사이트에 게시된 전체 영상의 약 62%를 차지했다. 범죄수익은 검거 당시 남아 있지 않았으며 경찰은 국세청에 통보했다.


자영업자인 D씨는 1만5000대의 IP카메라를 해킹해 탈취한 영상 일부로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제작한 혐의를 받는다. 회사원 E씨는 136대를 해킹해 영상을 보관하고 있었으며, 불법촬영물 제작·유포·판매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해킹 피해가 발생한 카메라는 대부분 가정집이나 다중시설에 설치된 것으로 확인됐으며, 접속 계정과 비밀번호가 단순 반복·연속 조합 등 취약하게 설정돼 있었다.


중국어로 운영되는 A 불법사이트에는 ‘한국’ 카테고리가 따로 만들어져 있으며 한국의 가정집은 물론, 필라테스 스튜디오, 산부인과 분만실, 의류 매장, 왁싱숍, 코인노래방 등 다양한 장소에서 촬영된 영상들이 게시됐다.


경찰은 한국 이외에도 다수 국가의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한 불법 촬영 영상을 게시하고 있는 A 불법사이트 운영자에 대해 외국 수사기관과 공조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해외에 서버를 둔 A 불법사이트에 대한 접속차단을 요청했으나 사이트 운영자는 지속적으로 주소를 일부 바꾸는 방식으로 차단을 피하고 있다.


이에 경찰은 외국 법집행기관과 협력해 A사이트에 대한 폐쇄를 추진하고 있다.


수사 과정에서 확인된 피해 장소 58개소에 대해서는 직접 방문하거나 전화·우편으로 피해 사실과 비밀번호 변경 방법을 안내했다. 경찰은 과기정통부·통신사 등과 협력해 보안이 취약한 IP카메라 이용자에게 계정·비밀번호 변경 등 조치 방안을 신속히 통지할 계획이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함께 고위험·대규모 영상 유출 사업자에 대한 조사도 병행한다.


박우현 경찰청 사이버수사심의관은 “IP 카메라 해킹, 불법촬영물 등 성착취물관련 범죄는 피해자들에게 막대한 고통을 가하는 심각한 범죄인 만큼, 적극적인 수사를 통해 반드시 근절해 나가겠다”며 “불법촬영물 영상물을 시청·소지 행위 역시 중대한 범죄에 해당하므로 적극적으로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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