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말까지 금리동결 가능성
확장재정 따른 국채 발행규모는 '부담'
WGBI 편입…외인 수급 개선은 '호재'
"연말까진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시스
한국은행이 당분간 금리 동결을 이어갈 거란 전망이 힘을 얻는 가운데 채권 투자 전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장기적으로 금리가 2% 수준까지 내려가겠지만 내년 말까지는 동결 가능성이 높은 데다, 외국인 수급 강화 등으로 채권 투자 여건이 개선될 여지가 크다는 분석이다.
채권 전문가들은 우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발언 '행간'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이 총재는 지난달 27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금리인하 사이클이 종료된 것 아니냐'는 질문에 "현재 금통위원이 3대3이고, 어떻게 해석할지는 여러분에게 달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윤원태 SK증권 자산전략부서장은 금융투자협회 채권포럼에서 "이 총재가 '이제 어느 정도 (금리) 인하보다는 동결 가능성이 높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인식한다"고 말했다.
내년 성장률 개선 가능성이 높고, 물가 불안 요인에 부동산 불확실성까지 이어질 전망이라 당분간 금리를 낮추기 어려울 거란 분석이다.
김지만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장기적으로 보면 우리나라 기준금리도 2% 혹은 그 이하에 점점 근접할 것"이라면서도 "내년까지 상황을 보면 낮아졌던 성장률이 반등하는 구간이기 때문에 당분간 '쉬어간다'는 느낌으로 바라보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금리 인하 기대감이 크게 꺾인 상황이지만, 확장재정 기조에 따른 내년도 국채발행 규모는 채권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실제로 내년 발행량은 두 차례 추가경정예산으로 230조원까지 불어난 올해 발행량보다 2조원 많다.
다만 내년부터 세계국채지수(WGBI)에 우리나라가 포함되는 만큼, 외국인 수급 개선이 공급 과잉 우려를 상당 부분 해소해 줄 가능성이 있다.
앞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은 지난 10월 반기 리뷰에서 한국의 WGBI 편입이 예정대로 내년 4월 이뤄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WGBI는 미국·영국·일본·멕시코·말레이시아 등 주요 선진국 및 신흥국 등 총 25개국 국채로 구성된 채권 지수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벤치마크로 활용하는 '3대 채권 지수' 중 하나인 만큼, WGBI 편입에 따른 패시브 자금 유입이 기대된다.
김 수석연구위원은 "올해 같은 경우도 선제적으로 유입되는 자금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며 "실제로 올해, 작년 대비 2배가량 많은 50조원이 유입됐다. 내년에는 올해의 2배 수준인 100조원 유입을 예상한다. 이 가운데 80조원 정도는 WGBI 추종 자금일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자료사진). ⓒ연합뉴스
채권 시장에 대한 관심을 높여가더라도 연말까지는 보수적 관점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수익률을 확정해야 하는 기관들의 손절 가능성 등 각종 불확실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 수석연구위원은 "장담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어깨' 위에 있다고 보고 있지만, 지금 당장 고점을 봤다고 말하긴 어려울 것 같다. 연말까지는 돈을 벌어뒀던 기관들도 수익률을 확정해야 하고, 손절할 부분에 대해선 손절이 나올 것이다. 외국인의 3년물 누적 순매수도 여전히 높아 매도가 더 나올 여지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연말까지 보수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며 "당장은 수익률 곡선 정상화 흐름에 따라 5년물 중심으로, 보유 시 만기가 줄어 가격이 세지는 '롤 다운'에 집중하는 것이 가장 편안한 투자가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비슷한 맥락에서 크레딧 채권 역시 방망이를 짧고 굵게 잡는 것이 유리할 거란 분석이다.
윤 부서장은 "금리 동결을 전제로 내년 크레딧 스프레드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투자할 수 있는 가장 고금리 채권을 짧은 만기로 투자하는 '캐리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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