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선효과 차단한 총량·DSR 이중규제
보험사도 총량 도달…주담대·계약대출 동반 감소
10·15 대책까지 겹치며 비은행 대출여력 더 축소
정부의 부동산 대출 규제 강화로 대출 수요가 보험사 등 제2금융권으로 이동할 것이란 ‘풍선효과’ 우려가 나왔지만, 보험사 대출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연합뉴스
정부의 부동산 대출 규제 강화로 대출 수요가 보험사 등 제2금융권으로 이동할 것이란 ‘풍선효과’ 우려가 나왔지만, 보험사 대출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부터 금융당국이 보험업권에 대한 총량 관리를 선제적으로 강화한 데다, 하반기에는 제2금융권 전체를 대상으로 신규 대출을 일 단위로 점검하면서 보험사 주담대와 보험계약대출이 모두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전체 보험회사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1조9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4000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보험계약대출도 70조원으로 3000억원 줄며 가계대출 전체가 하향 흐름을 보였다. 분기마다 증가하던 가계대출 잔액이 규제 영향으로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일반적으로 가계대출 규제가 강화되면 은행에서 막힌 수요가 비은행권으로 옮겨가는 경향이 있지만, 이번에는 보험업계에서도 대출이 함께 줄었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이동 부재’가 금감원의 사전 관리 강화와 총량 규제 적용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6·27 부동산 대책 발표에 앞서 생명·손해보험협회를 통해 보험사에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선제적으로 요청했다. 이후 하반기에는 보험사를 포함한 제2금융권 전체에 가계대출 총량 목표를 다시 제출하도록 하고, 신규 대출 현황을 일 단위로 보고받는 체제로 전환했다. 은행권 규제 강화 시 비은행으로 수요가 쏠리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
이 같은 전방위 관리로 하반기 보험권의 대출 영업은 목표치에 맞춰 조기 축소되는 방향으로 재편됐다.
보험사들이 가계대출 문턱을 높인 영향도 크다. 6·27 대책으로 하반기 대출 총량이 절반으로 줄자 보험사들은 월별·분기별 신규 취급 한도를 축소하며 대출을 조였다. KB손해보험과 삼성화재는 비대면 주담대 접수를 전면 중단했고, 동양생명은 올해 주담대 영업을 사실상 조기 종료했다.
보험계약대출 감소는 스트레스 DSR 규제 적용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계약대출 잔액만큼 은행 대출 한도가 줄어들자, 이를 의식한 차주들이 계약대출을 상환하는 흐름이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정부가 10월 15일 부동산 규제를 추가로 발표하면서 하반기 비은행권 대출 여력은 더 제한될 전망이다. 정부는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을 규제지역·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고 담보인정비율(LTV)을 40%로 제한했다. 이는 은행은 물론 보험·여전 등 비은행권에도 동일하게 적용돼 주담대 수요를 전반적으로 억제하는 효과를 낸다.
부동산 대책이 누적되고 금감원의 모니터링 강화가 이어지는 만큼, 당분간 비은행권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내년 대출 총량이 다시 배정되기 전까지는 보험권에서도 주담대와 계약대출 모두 감소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권 규제가 강화되면 제2금융권이 자연스레 대체 수요를 흡수하던 과거와 달리, 올해는 당국이 비은행권까지 총량·DSR 규제를 동시에 걸어 잠그면서 이동 여지가 거의 사라졌다”며 “대출 취급 주체가 바뀌는 문제라기보다 가계대출 전체의 총규모를 줄이겠다는 정책 방향이 시장에 그대로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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