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ETF, 정부 모멘텀에 45% 올랐지만…투심 확보는 과제

서진주 기자 (pearl@dailian.co.kr)

입력 2025.11.28 07:23  수정 2025.11.28 09:10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평균 수익률 44.58%

오천피 위한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에 상승 동력 확보

미미한 성과·증시 기여도에 투자자 반응은 ‘미지근’

시장 체질 개선 위한 밸류업 지속 추진·강화 필요

밸류업 상장지수펀드(ETF)가 정부 정책에 힘입어 일제히 40%가 넘는 수익률을 거뒀으나, 실질적인 정책 성과 부족으로 투자자 유입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데일리안 AI 삽화 이미지

이재명 정부가 ‘코스피 5000’ 달성을 위해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밸류업 상장지수펀드(ETF)가 고수익을 자랑하고 있다. 다만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에 대한 의문이 남아있어 좀처럼 투심을 얻지 못하는 모양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4일 상장된 밸류업 ETF 12종목의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6월 4일~11월 26일) 평균 수익률은 44.58%로 집계됐다.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ETF는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의 ‘KoAct 코리아밸류업액티브(48.34%)’다.


밸류업 ETF가 추종하는 ‘코리아 밸류업 지수’의 상승세도 포착된다. 같은 기간 해당 지수는 52.8% 상승했다. 특히 이달 11일 장중에는 1762.47포인트까지 치솟았는데, 이는 밸류업 지수가 공식적으로 산출된 9월 30일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코스피 5000’ 달성 목표를 내걸고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을 추진한 결과로 풀이된다. 부동산에 몰린 자금을 주식시장으로 이동시키려는 정부 정책에 힘입어 코스피가 올해 10월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하는 등 우상향세를 보이자 밸류업 ETF 및 지수도 덩달아 상승 동력을 확보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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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밸류업 ETF의 상승 모멘텀이 한 차례 더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자사주를 취득일로부터 1년 내 소각하도록 하는 내용의 3차 상법 개정안을 연내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만큼, 밸류업 ETF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밸류업 ETF의 높은 수익률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은 여전히 미지근하다. 현 정부 들어 밸류업 ETF의 평균 거래대금은 약 17억원으로, 일부 상품의 경우 1주도 거래되지 않은 날도 있다.


그동안 코스피 상승을 이끈 요인이 정부의 상법 개정,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의 강세 등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밸류업 프로그램의 실질적인 성과와 증시 기여도가 낮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밸류업 ETF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정부가 주도한 밸류업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시장에 등장한 만큼, 밸류업 프로그램이 지속 추진·강화돼야 성과는 물론 시장 반응까지 얻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과정에서 정책 일관성과 기업 혁신 및 주주환원 노력 등이 맞물려야 진정한 ‘밸류업’이 가능하다. 이에 밸류업 프로그램이 단순 주가 부양책이 아닌 국내 자본시장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려는 정책이 돼야 한다는 게 업계 목소리다.


황현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밸류업 프로그램의 효과가 강화되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제도의 내실화가 요구된다”며 “정부의 지배구조 개선 정책과 연계한 지속적 추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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