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세 모친 간병하던 70대女 절규…간병인에 치명적인 '이 증상은?' [데일리 헬스]

유정선 기자 (dwt8485@dailian.co.kr)

입력 2025.11.27 13:19  수정 2025.11.27 13:21

ⓒ게티이미지뱅크

일본에서 치매에 걸린 102세 모친을 간병하던 71세 여성이 존속살해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26일(현지시간) 일본 매체 TV아사히에 따르면 도쿄지방재판소는 지난 17일 도쿄 구니타치시에 거주하던 요코 코미네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요코 코미네는 지난해 7월22일 침대에서 잠든 어머니의 목을 졸라 살해했다. 요코 코미네는 스스로 경찰에 전화를 걸어 "어머니를 죽였다"고 자진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도착했을 때 모친은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사건 당시 키 157cm에 몸무게 49kg이었던 요코 코미네는 10년 전부터 모친을 간병한 것으로 전해졌다. 숨질 당시 모친의 키는 151cm에 체중은 30kg 정도, 치매 증상에 거동하기가 힘든 상태였다.


치매 간병 중 어머니를 살해한 요코 코미네ⓒ일본 매체 'KHB-TV' 갈무리

재판 중 요코 코미네는 어머니를 목욕시키고 화장실에 데려가는 일이 너무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법정 진술에서 요코 코미네는 "어머니가 침대에서 떨어졌을 때 허리 통증 때문에 들어 올릴 수 없었다"며 "119에 전화했지만 '구급차는 이번 한 번뿐이다'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당국의 대응 방식에 버림받았다고 느꼈다"며 "'어머니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하며 절규했다.


간병에 지쳐 환자 살해까지…간병 우울증 예방하려면


상당수의 간병인들은 간병을 시작하면서 우울 증상이 생긴다고 한다.


간병인이 젊을수록, 사회적인 지지와 도움이 없을수록, 간병 때문에 사회적인 활동을 못 하게 될수록, 간병인의 우울증 증상은 늘어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 보고서 '간병살인의 실태와 특성 분석'에 따르면 가족 간병인(348명) 3명 중 1명이 독박 간병을 하고 있었고 평균 9년 정도 가족 환자의 간병을 전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 간병인의 절반 이상(50.3%)은 우울 증상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07~2023년 17년간 형사법원에서 확정된 간병 살인은 모두 228건으로 확인됐다. 이 중 자녀가 부모를 살해하는 친자 간병 살해는 96건으로 전체의 42.1%를 차지했다. 이어 부부 간병 살인이 72건(31.6%), 친장(장애 자녀) 간병 살인이 44건(19.3%) 등의 순이었다.


지난 4월 부산에서도 오랜 기간 뇌병변 치매를 앓아온 친형을 간병하면서 생활고에 시달린 60대 동생이 형을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앞서 3월에는 경기도 고양시에서 남편과 아들이 10년 동안 투병하던 80대 여성을 살해하고 한강에 투신했다가 구조되기도 했다.


간병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주변의 도움이 절실하다.


돌봄의 물리적 부담을 나누거나 금전적인 도움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 상황이 어렵다면, 안부 연락을 주고받거나 함께 차를 마시는 등 간병인의 기분을 환기시켜주는 것만으로도 우울감에 빠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간병인이 수면을 적절히 취하지 못할 수 있는데 최대한 수면 환경을 개선하는 것도 필요하다. 간병 대상에 대한 책임감과 불규칙한 생활 패턴, 수면 부족은 불안·우울증을 빠르게 증폭시킨다. 주변 도움을 받아 산책을 하거나 야외활동을 하며 잠시라도 개인 시간을 갖는 것이 우울증 예방에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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