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美 조지아 단속에 “바보같은 짓 하지 말라고 했다”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입력 2025.11.20 06:41  수정 2025.11.20 06:5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케네디센터에서 열린 미·사우디 포럼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조지아주의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공장 건설현장에서 이뤄졌던 한국인 근로자 체포구금 사태를 거론하며 제조업 재건을 위해 외국인 전문인력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외국인 근로자 정책 변경에 강력히 반발하는 강성 지지층에 이해를 구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 시사주간 뉴스위크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월 이뤄졌던 이민단속당국의 한국 배터리 공장 근로자 단속을 언급하면서 “난 ‘바보같은 짓을 하지 말라’고 했다”며 “지금은 이 문제를 해결했고 그들(한국인 노동자)이 미국 근로자들을 가르치고 있다”고 이날 밝혔다. 그러면서 “(대만 기업) TSMC가 미 애리조나주에 건설 중인 반도체 공장처럼 매우 복잡한 공장을 건설해 운영하려면 수천명의 외국인 전문인력이 필요하다”며 “난 그런 사람들을 환영하겠다”고 덧붙였다.


그의 이 같은 발언은 미 워싱턴DC에서 열린 미·사우디아라비아 투자포럼에서 대미(對美)투자를 통해 미국 현지에 공장을 짓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외국에서 전문 인력을 데려와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보수진영 친구들을 사랑하고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사랑하지만 외국인 전문인력을 수용하는 게 곧 마가”라며 “그들이 우리에게 컴퓨터 칩을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주고 조만간 우리가 일을 잘 하게 되면 그 사람들은 그들이 항상 가고 싶어하는 집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양국은 현재 외교부와 국무부 간 ‘비자 워킹그룹’을 통해 기존 비자 소지자가 행동할 수 있는 허용 범위에 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설정했고, 생산 시설 등에서 일하는 한국인 전문직을 위한 별도 카테고리의 비자 신설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언급은 지지층의 강한 반발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외국 전문인력이 미국에 계속 체류하는 게 아니라 공장 가동 이후 본국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공장과 장비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한 사람들이 공장을 열고 운영하며 가동하기 위해 자기 나라에서 자기 사람들을 많이 데려오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며 “미안하다”고도 말했다. 이어 “나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믿기 어려울 정도의 애국자들이지만 단지 이해하지 못할 뿐”이라며 “(이런 입장 때문에) 비난을 좀 받을 수도 있고 내 지지율이 조금 내려갔지만 똑똑한 사람들 사이에서는 지지율이 엄청 올랐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우리는 인력을 교류해야 한다”며 “미국에 인력이 없다면 배터리 제조든, 컴퓨터 제조든, 선박 건조든 복잡한 작업을 하도록 훈련시키게 해야 한다. (해외) 전문가들을 불러들인 후 우리 국민을 훈련시켜서 미국인들이 직접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