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울산대와 기술 개발 MOU...산학협력 강화
조선·해양 특화 AI 파운데이션·자율공정 플랫폼 개발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20일 경기도 성남시 HD현대글로벌R&D센터에서 열린 HD현대·UNIST등 ‘조선·해양 산업AI업무협약 체결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데일리안 백서원 기자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조선·해양 산업의 향후 경쟁력이 인공지능(AI) 전환 속도에 달려 있다며 산·학·정 연합 ‘AI 기술 동맹’에 시동을 걸었다. 중국의 거센 추격과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마스가) 등 대외 변수가 겹친 상황에서 조선·해양 분야 피지컬 AI를 선점해 초격차를 유지하겠다는 구상이다.
20일 HD현대는 경기도 성남시 HD현대 글로벌R&D센터에서 HD한국조선해양·HD현대중공업·HD현대로보틱스·울산과학기술원(UNIST)·울산대학교 간 ‘조선·해양 산업 AI 기술 개발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정부에서는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박동일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실장이, 학계에서는 박종래 UNIST 총장과 오연천 울산대 총장이 참석했다.
정 회장은 인사말에서 “요즘 조선업 실적이 좋고 미국과의 사업 확대 기대도 크다지만 중국을 생각하면 오히려 위기감을 느낄 때가 많다”며 “조선·에너지·건설·기계 같은 전통 산업 기업들이 AI를 중국보다 더 빠르고 더 정밀하게 접목해 현장의 원가를 낮추며 선박 연비를 개선하는 실질적 결과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산학 기술 동맹이 AI 기술 생태계 구축을 가속화하는 모멘텀이 되길 기대한다”면서 “시간이 걸리는 사안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지만, 인내심과 지속성을 가지고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기선 HD현대 회장(오른쪽)이 20일 경기도 성남시 HD현대글로벌R&D센터에서 열린 HD현대·UNIST등 ‘조선·해양 산업AI업무협약 체결식’에서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함께 참석자들의 축사를 경청하고 있다.ⓒ데일리안 백서원 기자
이번 협약에 따라 5개 기관은 조선업 특화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과 AI 기반 자율 공정 플랫폼 및 시스템 개발, 조선·해양 데이터 생태계 구축, 전문 인력 양성 사업 등을 공동 추진한다. HD현대는 이렇게 축적된 조선 특화 AI 역량을 ‘디지털 국가 전략자산’으로 전환해 글로벌 조선 패권 경쟁에서 초격차를 유지하는 기반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HD현대 측은 이번 조선·해양 분야 산학 간 ‘AI 기술 동맹’이 글로벌 1위 조선 기술력을 유지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AI 3대 강국’ 진입 목표 달성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은 물론, ‘마스가’의 추진 속도 역시 더욱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부·울·경(부산·울산·경남)으로 대표되는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이날 정 회장은 그룹 AI 기술 개발을 총괄하는 AI 전담 조직을 대표이사 직속으로 격상한 배경도 설명했다. HD현대는 최근 HD한국조선해양 내 AI 전담 조직을 인공지능 전환(AIX)추진실로 재편하고, 김형관 사장이 직접 총괄하는 체제로 편제를 변경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를 통해 정 회장은 조선·건설기계·에너지·로봇 등 그룹 전 사업 분야에 AI 기술을 확대·적용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HD현대는 미래형 첨단 조선소(FOS) 구축과 AI 운항 솔루션 고도화, 무인 건설장비 상영화, 피지컬 AI 로봇 등 프로젝트를 그룹 차원에서 통합 관리하고 있다.
그는 “그만큼 HD현대는 AI 기술에 진심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현장의 문제를 AI로 해결하고 눈에 보이는 경쟁력을 만들어내는 속도에서 우리가 앞서야 한다”고 했다.
정기선 HD현대 회장(오른쪽)과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0일 경기도 성남시 HD현대글로벌R&D센터에서 열린HD현대·UNIST등 ‘조선·해양 산업AI업무협약 체결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데일리안 백서원 기자
정 회장은 국가나 기업이 자체 인프라, 데이터 등을 활용해 독립적인 AI 생태계를 구축하는 ‘소버린 AI’의 중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이번에 우리나라가 개발하는 소버린 AI가 중국, 미국 모델과 비교해서도 경량화나 가격 등 모든 측면에서 경쟁력 있게 만들어지길 간절히 소망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도 이번 협약을 조선·해양 제조 AX의 대표 사례로 키우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산업부 역시 고숙련 작업자의 용접·도장 노하우를 데이터화해 AI 자동화 공정에 적용하고, 블록 생산 자동화와 야드 물류 최적화 등 ‘AI 자율운영 조선소’ 기술을 업계와 소통하며 순차적으로 확보해 나간다는 목표다.
배경훈 부총리는 “한국이 제조 강국이자 문화 강국, ICT 강국으로서 이제는 아시아 태평양의 AI 허브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높다”며 “조선·해양 AX에서는 ‘HD현대 사례’가 글로벌 바이블이 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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