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 고착화, 韓반도체는 '일장일단' 평가…"득실 분명"

정인혁 기자 (jinh@dailian.co.kr)

입력 2025.11.19 12:55  수정 2025.11.19 12:55

원·달러 환율, 1400원대 굳어지나…장기화 전망

달러로 대금 거래 삼성·SK하닉, 환차익 기대감↑

장기적인 관점에선 반도체 산업 전반에 비용 부담

삼성전자 화성캠퍼스에 위치한 반도체 생산 라인 내 클린룸. ⓒ삼성전자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중후반에서 고착화하는 양상을 보이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업계는 환차익 기대를 높이고 있다. 제품 대금을 달러로 받는 구조상 환율 상승이 매출 확대 요인으로 작용해서다.


다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메모리 업체는 물론,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계 등 산업 전반에서 비용 부담이 증대해 수익성 압박이 심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원·달러 환율은 1460원대를 기록했다. 지난달 1400원대를 돌파한 이후로 환율이 1400원대 중후반으로 고착화하는 모습이다. 미 연준의 금리 기조와 글로벌 지정학 리스크 등 외부 요인이 맞물리며 강달러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수출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강달러 기조를 단기적 호재로 평가한다. 양사는 해외 매출이 90% 이상을 차지하는 수출 중심 기업인 만큼, 원화 약세(고환율)시 환차익 효과로 순이익 증가를 기대할 수 있어서다.


양사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 분기 대비 5% 상승할 경우 당기 순이익이 3653억원 증가하는 구조다. SK하이닉스의 경우 10% 상승 시 변동사항을 게재했는데, 이 경우 7811억원의 당기순이익 상승 효과가 있다.


반도체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올해 3분기 메모리 슈퍼사이클에 더해 고환율 효과가 맞물리며 '깜짝 실적'을 기록한 두 기업이 4분기에도 같은 이유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경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기존 10~11조원에서 12조원 이상으로 상향 조정되고 있으며, SK하이닉스의 경우 영업이익 15조원을 기록하며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단기적으론 '긍정적', 장기적으론 '글쎄'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으로 시선을 돌려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두 기업은 미국 등 해외에 대규모 반도체 공장을 건설 중이며, 이들 투자비용이 대부분 달러로 책정돼 환율 상승 시 투자 부담이 커진다. 시설투자(CAPEX) 및 장비 비용이 대폭 상승할 수 있으며, 해외 법인 운용 비용 역시 증가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기업은 달러로 돈을 벌지만, 지출 역시 달러로 해야 한다. 이또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소부장 업계도 비슷한 상황이다. 현재 우리 소부장 기업의 국산화율은 약 30% 수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 말해 70% 가량이 해외에서 원자재와 부품·장비를 수입한다는 뜻이다.


반도체 공정에 필요한 핵심 웨이퍼, 특수가스, 화학 약품 등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한다. 원자재와 첨단 장비 대부분을 해외에서 들여오는 산업 특성상, 달러 강세는 곧바로 원가 상승 압력으로 전가된다.


아울러 AI 확산으로 반도체 미세공정의 비중이 더 커지는 흐름 속에서 이를 위한 장비·소재비 부담은 구조적으로 커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보느냐, 장기적으로 보느냐에 따라 민감도가 다르게 느껴진다"면서 "환율 변동이 의미하는 바가 여러가지이다 보니 현재는 호재에 집중하면서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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