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편향된 기대심리, 집값 상승세 부추겨"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입력 2025.11.11 11:59  수정 2025.11.11 12:12

한은, 11일 BOK 이슈노트 발간

지난해 하반기 이후 국내 경제 성장기 부진에도

서울 아파트 중심으로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

한국은행은 헝가리중앙은행과 교류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한국은행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편향된 기대 심리가 경기 둔화에도 수도권 집값 상승세를 부추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11일 'BoK 이슈노트:진단적 기대를 반영한 주택시장 DSGE 모형 구축 및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주택수요는 경기 상황보다 미래 주택가격에 대한 경제주체의 심리에 상당한 영향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이후 국내 경제의 성장세가 부진했지만 서울 아파트를 중심으로 수도권 주택가격이 높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주택시장의 참여자들은 합리적으로 미래를 예측한다고 가정했지만, 최근 해외 연구들은 '합리적 기대'만으로는 주택가격 변동을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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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한은은 주택가격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 자료를 활용해 국내 주택시장 참가자들의 기대형성 방식을 분석했다. 그 결과, 실제로 집값이 상승에서 하락 국면으로 전환되는 시기에도 경제주체들은 미래 주택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를 상당기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같은 결과는 국내 주택시장 참가자들의 기대형성 방식이 합리적 기대에서 벗어나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새로운 기대형성 방식의 도입 필요성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이에 한은은 주택가격 변동 요인을 분석하기 위해 '진단적 기대' 방식을 반영한 거시경제모형을 구축했다.


진단적 기대는 사람들이 과거 또는 최근의 뉴스 정보나 기억을 선택적으로 회상해 실제 경제여건과 무관하게 미래에도 주택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편향된 기대를 형성하는 현상을 뜻한다.


한국은행은 새로 구축한 거시경제 모형을 활용해 금리 인하 충격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진단적 기대가 반영된 경우 주택가격은 더 크게 오르고 경기 부양 효과는 더 작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을 때 8분기(2년) 후 주택가격은 합리적 기대 모형보다 약 56% 더 높게 상승했다. 반면, 국내총생산(GDP)과 투자, 소비는 8~10% 정도 낮게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한은은 "진단적 기대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주택가격 상승 기대가 과도하게 형성되지 않도록 주택시장 대책을 일관성 있게 지속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주택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경기부진에 대응한 통화정책 완화 시에는 거시건전성 정책 강화가 긴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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