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지난주 7.3조원 투매…환율 상승 견인
美셧다운 이번주 해소 가능성…"달러 약세 압력↑"
증권가 시선은 금리인하 관련 고용지표로 향해
유동성 증가 '부작용' 내년께 불거질 수도
인공지능(AI) 사이클에 힘입어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국내 주식을 쓸어담던 외국인이 이달 들어 매도세를 키운 탓에 환율이 1460원을 넘나들고 있다. 'AI 거품론'이 재부상하는 가운데 미 연방정부 셧다운 장기화 우려까지 겹쳐 외국인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위축됐고, 단기 급등한 국내주식에 대한 투매가 환율 상승을 견인했다. ⓒ데일리안 AI 삽화 이미지
인공지능(AI) 사이클에 힘입어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국내 주식을 쓸어담던 외국인이 이달 들어 '셀 코리아'에 나서자 환율이 1460원대까지 치솟았다.
'AI 거품론'이 재부상하는 가운데 미 연방정부 셧다운 장기화 우려까지 겹치자 외국인 투자자들이 단기 급등한 국내주식을 투매했고, 환율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주 국내 증시에서만 7.3조원가량을 팔아치우며 지수 하락과 환율 상승을 견인했다.
지난달 미국발 AI 사이클의 수혜 종목으로 삼성전자를 콕 집어 매집해오던 외인들이 이달 초 다시 불거진 AI 거품론을 명분 삼아 차익실현에 나선 셈이다.
실제로 1400원대에서 1430원대로 환율이 꾸준히 오른 지난달에도 외국인들은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우를 각각 약 7조원, 1.2조원 사들였다.
하지만 이달 들어 AI 거품론이 힘을 얻자 단기 급등한 반도체주 투매에 나섰고, 이는 환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 영향이 환율 급등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AI 거품론과 맞물린 미 연방정부 셧다운 관련 불확실성도 외국인들의 한국 주식 처분을 부추겼다.
다만 미 정치권이 이르면 이번주 합의점을 찾을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환율 상승세가 꺾인 모양새다.
실제로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1원 오른 1457.0원으로 출발해 혼조세를 보이다 정오 무렵부터 내림세로 전환해 1451.4원에 마감했다. 7개월 만에 최고였던 지난 7일 야간 거래 종가(1461.5원)와 비교하면 10.1원 하락한 셈이다.
관련 맥락에서 외국인의 이날 국내 주식 순매도 규모는 전주 대비 크게 줄어든 1554억원에 그쳤다.
역대 최장인 40일간 이어지고 있는 연방정부 셧다운 해제가 '첫 단추'를 꿴 가운데 이르면 이번주 의회 의결을 거쳐 최종 해제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박 연구원은 "금주 달러화 흐름을 결정할 가장 큰 변수는 연방정부 셧다운 협상"이라며 "셧다운 협상이 타결된다면 단기 자금시장 경색도 완화되면서 달러화 지수의 약세 압력이 높아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리스크가 해소된다면 외국인 투자자금의 국내 재유입이 기대되고, 이는 환율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 거래일 주간거래 종가(1456.9원)보다 5.5원 내린 1451.4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한 1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환율 시세가 보이고 있다. ⓒ뉴시스
셧다운 불확실성이 해소 국면에 접어든 상황에서 증권가 시선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인하 여부로 쏠리고 있다.
특히 금리인하를 가늠할 고용지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연방정부 셧다운 여파로 2달 연속 고용지표 발표가 무산된 상황이지만, 시장에선 고용 감소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시장 예상대로 추가 인하가 이뤄질 경우, 유동성 확대에 따라 증시 수급도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강달러 압력 완화 시 급격한 되돌림 가능성도 있다"며 "현재 약달러 전환 트리거로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셧다운 해제 이후 지연된 고용 보고서에서 고용 둔화 시그널이 재확인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미 연준 금리정책에 가장 큰 변수로 부상한 고용시장이 금리인하 사이클을 중단하기 쉽지 않음을 시사해 주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내년 초 연준의 추가 인하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지만, 유동성 확대가 불러올 '역풍'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유동성 확대로 물가상승이 가팔라질 경우 돈줄을 죌 수밖에 없고, 이는 자산시장 조정으로 이어질 거란 분석이다.
국내의 경우, 대출 규제 강화와 금리 반등이 본격화되면 자산가격 상승세가 둔화되고 소비 모멘텀이 약화될 수 있다. 결국 "유동성 확대는 경기 회복을 견인하되, 금융안정 리스크가 동시에 존재하는 양면적 특성을 보일 것"이라는 계 KB증권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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