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2.5% 3연속 동결
가계·기업 자금조달 부담 지속
“연내 인하 힘들어…내년에나 가능할 듯”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3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5%로 동결했다.ⓒ한국은행
한국은행이 지난 23일 금융통화위원회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연 2.5%로 동결했다.
부동산 시장 과열 조짐이 뚜렷해지는 가운데 추가 금리 인하가 유동성을 자극해 집값 상승세를 부추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로써 올해 세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유지하며 ‘금융 안정’ 우선 기조를 이어가게 됐다.
이번 동결 결정은 사실상 부동산 시장을 향한 경고 신호로 풀이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수도권 주택시장이 다시 과열 조짐을 나타내고 있고 이에 대응해 정부가 추가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는데, 통화정책 면에서도 주택가격 상승 기대를 자극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환율의 경우에도 단기간 내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 만큼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고 덧붙였다.
시장 일각에서는 한은이 금리를 내리지 못하는 ‘불편한 동결’을 선택했다고 분석한다.
경기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급등세를 보이자 통화정책 완화가 사실상 제약을 받게 된 것이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10월 둘째 주 기준 0.54% 상승하며 2주 연속 오름폭을 키웠다.
기준금리 동결로 인해 가계와 기업의 이자 부담은 당분간 완화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특히 LTV(주택담보인정비율) 축소 등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와 맞물리면서 부동산 자금 경색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기업 역시 고금리 상황 속 투자심리 위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미 9월 이후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꺾였고, 정책 규제와 금리 동결이 겹치면서 연말까지 대출 수요는 크게 위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내년 상반기까지 기준금리 인하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진정되지 않는 한 한은은 금융 안정 논리를 계속 유지할 수밖에 없다”며 “연내 인하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이번 금통위 결정은 경기 회복과 금융 안정이라는 두 가지 과제 사이에서 속도보다 안정을 택한 것”이라며 “금리 인하 시점이 내년 중반 이후로 밀릴 가능성이 높은 만큼 한동안 장기 고금리 시대의 연착륙에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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