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서현도 이승엽처럼?…김경문 뚝심 통할까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입력 2025.10.23 08:37  수정 2025.10.23 08:38

PO 2경기 평균자책점 36.00 김서현, 5차전 마무리 기용 예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서 부진했던 이승엽 살렸던 ‘뚝심 야구’ 계속

2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서 3회말 김경문 한화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 뉴시스

김경문 한화이글스 감독의 야구는 흔히 ‘뚝심’으로 표현된다. 선수가 부진에 빠져도 기다릴 줄 알고 주변에 아랑곳하지 않고 믿음과 신뢰를 보낸다.


한국 야구에 금메달을 안겼던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은 김경문 감독의 야구 철학을 알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다.


김 감독은 ‘국민타자’로 명성을 떨쳤던 이승엽 전 두산베어스 감독이 예선에서 심각한 부진에 빠졌음에도 변함없는 4번 타자로 기용했다.


당시 이승엽은 예선 7경기 타율 0.136(22타수 3안타)로 침묵했다. 득점 기회마다 번번이 맥을 끊어 실망감을 자아냈다.


선수의 자신감도 크게 떨어진 상태였고 비난 여론도 들끓었지만 김경문 감독은 자신의 지론대로 뚝심을 발휘했고, 이승엽은 일본과의 준결승전과 쿠바와의 결승전서 연속 홈런포를 가동하며 믿음에 보답했다.


한국 야구의 올림픽 ‘9전 전승’ 금메달 신화는 김경문 감독의 뚝심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한화 부임 2년 차인 올해도 시즌 중반 타격 슬럼프가 장기화되며 많은 비난을 받았던 4번 타자 노시환에게 믿음을 보였다.


그 결과 노시환은 올 시즌 32개의 홈런포를 때려냈고, 이번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에서도 2개의 홈런과 타율 0.313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김경문 감독의 뚝심이 항상 좋은 결과로 이어지진 않았다. 올 시즌에는 한화 마무리 김서현이 대표적이다.


기존 마무리 투수 주현상의 부진으로 올 시즌 중반 마무리 중책을 맡은 김서현은 시속 160km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앞세워 한화의 뒷문을 지켰다. 그는 올해 정규시즌 69경기에 등판해 33세이브를 수확하며 이 부문 2위에 올랐다.


다만 후반기 들어 불안한 모습을 자주 노출했고, 정규시즌 최종전이었던 지난 1일 인천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서 SSG의 신인 이율예에게 끝내기 투런포를 얻어맞고 충격의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정규시즌 역전 우승에 대한 희망이 사라진 한화는 결국 LG에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내주고 말았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은 올 시즌 한화가 정규시즌 2위에 오르는데 있어 김서현의 활약을 높이 평가했고, 이번 가을야구에서도 중용하고 있다.


다만 정규시즌 막판 자신감과 구위가 떨어진 김서현은 가을야구 첫 등판이었던 지난 18일 플레이오프 1차전서 팀이 9-6으로 앞선 9회초 마운드에 올랐으나 2실점하는 동안 아웃 카운트를 1개밖에 잡아내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한화가 9-8로 이겼기에 망정이지 김서현에 이어 등판한 김범수가 불을 진화하지 못했다면 한화는 충격의 역전패를 당할 뻔했다.


2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6회말 2사 1,2루 상황서 한화 김서현이 마운드에서 내려가며 아쉬워하고 있다. ⓒ 뉴시스

팀이 5-4로 승리한 플레이오프 3차전서 등판 기회를 얻지 못한 김서현은 22일 열린 플레이오프 4차전서 기회를 잡았지만 명예회복에 실패했다.


한화가 4-1로 앞선 6회말 무사 1,2루 위기서 마운드에 오른 김서현은 르윈 디아즈를 내야 땅볼로 처리하고 산뜻하게 출발했지만 김영웅에게 2스트라이크를 잡아놓고 직구로 정면 대결을 펼치다 동점 3점 홈런을 허용하고 말았다.


흔들린 김서현은 이재현과 강민호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하고 마운드를 내려가며 자신감을 찾는데 실패했다. 플레이오프 2경기 평균자책점은 무려 36.00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김경문 감독이 4차전 패배 직후 김서현을 5차전 마무리로 예고했다는 점이다.


다소 우려를 불러올 선택이나 플레이오프를 통과해 한국시리즈까지 내다봐야 하는 한화는 김서현이 살아나는 수밖에 없다.


일본과 준결승전서 극적으로 부활하며 그 기세를 결승전까지 이어갔던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의 영웅’ 이승엽처럼 김서현이 살아나길 바라는 김경문 감독의 뚝심이 이번에도 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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