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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간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소속 철도기관사 10명이 근무 시작 전 음주 측정에서 적발됐지만, 이 중 자체 징계를 받은 사람은 한 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9명은 경고 조치로 끝나 솜방망이 처벌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건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코레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총 10건의 기관사 음주 적발 사례가 있었다. 지난 2023년 1명, 지난해 1명, 올해 8명 등이다.
10건 모두 코레일이 정하는 근무 배제조건인 혈중 알코올농도 0.01%를 넘어섰으며 5건은 도로교통법상 면허정지 수준에 해당하는 0.03% 이상이 나왔지만 실제 징계로 이어진 것은 단 1건뿐이었다.
해당 기관사 역시 경징계중 가장 낮은 수위인 견책 처분에 그쳤고 나머지 9건은 대부분 단순 경고로 종료됐다.
코레일의 부실한 음주관리, 기강해이는 지난 2월 감사원이 발표한 기관정기감사 보고서를 통해서도 지적된 바 있다.
코레일 ‘철도안전관리 시행세칙’ 제 38조에 따르면, 철도종사자는 업무시작 전 혈중알코올농도가 완전 소멸된 상태에서 업무에 임해야 하지만 경찰의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된 기관사가 혈중알코올농도가 완전히 소멸되지 않은 상태로 출근해 열차를 운행한 사실이 확인됐다.
또 다른 직원도 혈중알코올농도가 소멸되지 않은채 승강장 안전문 점검 업무를 수행하기도 했다.
‘철도안전법’ 제 41조에서도 철도종사자가 술을 마신 상태에서 업무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2021년부터 올해 10월까지 코레일 직원 17명이 근무 중 음주로 내부 징계를 받앗으나, 수사기관 고발이나 형사입건으로 이어진 사례는 단 한건도 없었다.
특히 2023년 10월 국토교통부가 철도종사자 근무 중 음주에 대한 형량을 상향하고, 근무 중 음주가 적발될 경우 수사기관 통보를 의무화하는 등 제도개선을 약속했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별다른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건태 의원은 “근무 중 음주자에 대해서는 적발 시 철도경찰에 신고해야 하지만, 실제 신고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코레일이 내부 징계로 마무리하고 철도경찰 등 수사기관에 통보하지 않는 것은 전형적인 제 식구 감싸기”라고 비판했다.
이어 “철도종사자의 음주는 단순한 기강 해이가 아니라 국민의 안전과 생명의 문제”라며 “무관용 원칙에 따라 음주 측정에 단 한 번 걸리더라도 자격을 정지시키고, 높은 형량을 적용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와 공사 내규를 시급히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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