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예종 징계교원 15명 중 10명 재직 중
음주 자리서 학생 볼에 입 맞추고 "아가"
"나는 너가 좋다"…이래도 정직 3개월?
정연욱 "학생 인권 저버린 구조적 문제"
정연욱 국민의힘 의원 ⓒ정연욱 의원실
성추행으로 정직 징계를 받았던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다시 강단에 서는 등 징계 받은 교원 15명 가운데 67%에 달하는 교원이 여전히 학교에 남아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정연욱 국민의힘 의원이 20일 한국예술종합학교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올해까지 징계받은 전임교원 총 15명 중 현재까지 재직 중인 교수는 10명(6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박근형 한예종 연극연출과 교수는 지난해 4월 수업 중 음주 자리에서 학생의 볼에 입을 맞추고 "아가, 아가", "나는 너가 좋다"는 등 성희롱성 발언을 해 정직 3개월 징계를 받았다.
이에 학생들로 구성된 '박근형 교수 성추행 사건 공동대책위원회'는 "한예종이 상습적인 음주 수업과 교수-학생 간 권력형 성폭력에 미온적으로 대응했다"며 파면을 요구했지만 학교는 이를 묵인했고, 관련 내용이 언론을 통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자 교수 스스로 사직을 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이 과정에서 박 교수는 '학교에서 계속 일할지를 고민하겠다'는 발언을 꺼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건은 처음에 정직 3개월로만 종결됐다가 여론이 거세지자 뒤늦게 사퇴 및 퇴임 처리됐다.
정 의원은 "이는 학교의 자정 노력으로 해결된 것이 아니라, 학생과 사회의 압박에 떠밀린 결과였다"며 "애초에 학교는 박 교수에게 정직 3개월 처분만 내렸으며, 여론이 거세지자 뒤늦게 사퇴 및 퇴임 처리를 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앞서 지난 2018년 미투 운동 당시 성희롱으로 정직 3개월 징계를 받았던 김태웅 한예종 극작과 교수는 지난 2월 수업 중 "남자 캐릭터가 여자 캐릭터를 범하는 내용을 넣어보라"는 등 성 관련 부적절한 발언과 자료 사용 논란을 일으켰다.
또 수업중 배포한 자료에는 '속옷 모양' '성적 취향' '순결주의 여부' 등 불필요한 성적 요소가 포함돼 있었다. 학생들은 이를 위계적 성희롱이라며 인권센터에 공식 신고했다.
이에 한예종 징계위원회는 이번 사안을 '주의 조치'로 종결했지만, 김 교수 또한 과거 이미 징계를 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복귀했고, 한예종은 다시 그에게 강단을 맡겼다.
정 의원은 "박 교수도, 김 교수도 모두 과거 징계 이력이 있는 인물들인데, 이들이 다시 강단에 설 수 있었던 이유는 학교가 그렇게 허용했기 때문"이라며 "국립 예술대학으로서 한예종은 누구보다 엄격한 윤리 기준을 가져야 하는데, 징계는 형식으로 끝나고 사후관리나 윤리 검증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단순한 인사 문제가 아니라, 조직 윤리의 붕괴이며 학생의 인권을 저버린 구조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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