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EX 2025 앞두고 기자간담회...“장기 협력 강화”
“AI 활용 협력 여지 커...R&D 센터 설립 무산 아냐”
유럽 항공기 제작사 에어버스가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25)를 앞두고 한국과의 장기 파트너십 강화를 선언했다. 한국 항공우주 생태계에서 에어버스의 역할이 확대되는 가운데 공급망 고도화와 연구개발(R&D) 센터 설립을 중심으로 산업 전반의 협력을 넓혀가겠다는 계획이다.
이희환 에어버스코리아 대표는 16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에어버스는 대한민국을 아시아 내 가장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로 인식하고 있다”면서 “한국은 단순한 시장이 아닌, 50년 넘게 함께해 온 소중한 동반자”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그 관계의 시작은 무려 1974년 대한항공이 에어버스의 첫 광동체 여객기인 A300B4를 도입하면서부터”라며 “현재 에어버스는 한국에서 300여대 이상의 항공기와 헬리콥터를 운용하며 항공사, 군, 공공기관, 민간 등 다양한 고객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어버스는 한국을 핵심 조달·고용 거점으로 꼽았다. 국내 기업들은 에어버스의 최신 기종인 A350 패밀리를 비롯한 다양한 민항기의 구조물과 부품·구성품을 생산하며 글로벌 공급망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그는 “에어버스의 한국 내 조달 활동이 약 6000여명의 고도로 숙련된 인력 고용에 기여하고 있다”며 “에어버스는 매년 약 6억 달러(한화 약 8500억 원) 규모의 경제적 가치를 항공우주 부품 구매를 통해 창출해왔다”고 강조했다.
주요 협력사로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대한항공이 꼽힌다. 두 회사는 에어버스의 글로벌 민항기 프로그램 핵심 부품인 날개 구조물과 동체 조립체, 복합소재 부품 등을 공급한다. 헬리콥터 부문에서도 에어버스는 KAI와 협력해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과 소형무장헬기(LAH) 등 다양한 공동 개발 프로그램을 수행하고 있다.
이 대표는 “한국 내 에어버스 헬리콥터 기단은 약 60여대 규모로 탐색·구조·산불진화·공공임무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 중“이라며 ”KAI와의 수리온·LAH 공동 개발 협력이 매우 성공적인 기술 공동 개발 사례”라고 평가했다.
우주 분야에서도 협력은 이어진다. 에어버스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과 정지궤도복합위성(GEO-Kompsat) 시리즈 및 곧 발사될 아리랑 6호(Kompsat-6) 개발 프로젝트를 함께하며 기술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에어버스는 앞으로 한국 내 ‘항공우주 시민’으로서의 역할을 더욱 강화해 나간다는 목표다.
기자들의 인공지능(AI) 전략 관련 질의에 대해 이 대표는 “에어버스는 AI를 항공우주와 방위산업 전반의 핵심 기술 인프라로 인식하고 있다”며 “한국 정부도 AI·디지털 혁신에 높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운용 분야에서 함께 협력할 가능성이 크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한국의 ‘넷제로(탄소중립·Net-Zero)’ 목표 달성도 돕겠다고 밝혔다. 항공사와 투자자들이 지속가능항공유(SAF) 생산과 사용을 확대할 수 있도록 SAF에 대한 투자·규제 측면에서 협력할 계획이다.
그는 “2050년 넷제로 목표 달성을 지원하기 위해 SAF 생태계 촉진자로서 협력 활동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며 “차세대 항공기들은 연료 효율 개선으로 탄소 배출량을 기종에 따라 최대 25%까지 절감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와 발표한 R&D 센터 설립 계획에 대해서도 “무산된 것이 아니라 개념이 진화하며 계획 구체화 과정에 있다”면서 “관련해 공식적으로 소통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에어버스DS와 산업부는 작년 한국 항공우주·방산 분야 연구개발(R&D)을 위한 ‘에어버스 국제기술센터(ITC)’ 설립에 대해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으나 이후 구체적 움직임이 없어 무산설이 제기된 바 있다.
에어버스는 오는 17일부터 24일까지 서울공항 및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ADEX 2025에서 미래 핵심 기술도 선보인다. 전시 라인업에는 차세대 화물기 A350F, 다목적 헬리콥터 H225M·ACH160·H140, 공중급유수송기 A330 MRTT+, 지대공미사일운용체계, DARPT 시뮬레이터를 비롯해 차세대 위성 유로스타 네오, 초고해상도 위성 플레아데스 네오 넥스트, 실물 크기 무인항공체계 드론 등이 포함됐다.
이 대표는 “에어버스는 한국의 진화하는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수요에 부합하는 가장 혁신적이고 실질적인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한국과 함께 성장하며 협력의 폭을 더욱 넓히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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