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개월 이상 카드연체 1조5000억, 역대 최대
“은행 대출 막혀, 취약차주 카드론으로…악순환 반복”
지난 8월 말 기준 카드 대출금액은 44조785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1개월 이상 연체된 카드대출(현금서비스·카드론) 금액은 1조4830억원으로,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대 규모다.ⓒ연합뉴스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가 부른 후폭풍이 카드대출 시장으로 번지고 있다.
은행 문턱이 높아지자 취약차주들이 고금리 카드론으로 몰렸고, 결국 카드 대출 연체액이 사상 최대 규모로 불어났다.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카드 대출금액은 44조785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1개월 이상 연체된 카드대출(현금서비스·카드론) 금액은 1조4830억원으로,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대 규모다.
연체 규모는 2020년 7690억원에서 2021년 7180억원으로 잠시 줄었지만, 이후 매년 급등세다.
2022년 8600억원, 2023년 9830억원, 2024년 1조940억원을 거쳐 올 들어 이미 1조5000억원에 육박했다. 연체율도 같은 기간 1.9%에서 3.3%로 뛰었다.
가장 많은 연체액을 기록한 곳은 신한카드로 3670억원(24.8%)에 달했다. 이어 KB국민카드 2350억원, 삼성카드 2100억원, 우리카드 1770억원, 롯데카드 1730억원 순이었다.
대출 대비 연체 비중으로는 비씨카드가 22.9%로 가장 높았다. 또 수도권에만 전체 연체액의 절반이 넘는 7990억원(54.2%)이 몰려 있었다.
전문가들은 가계부채 관리를 위한 ‘대출 조이기’가 서민 금융불안을 키우는 역설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은행 대출이 막히자 카드론과 캐피털 등 고금리 대체대출이 급증했고, 이로 인해 연체율이 급등하는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강민국 의원은 “은행 대출이 막히자 취약차주들이 카드론으로 내몰리며 연체가 급증하는 상황”이라며 “금융당국은 부실채권 관리와 함께 카드사들의 자금공급 기능이 위축되지 않도록 균형 잡힌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 역시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가 현실보다 규제에 치중되면서 시장 왜곡이 심화되고 있다”며 “정책의 칼끝이 오히려 서민에게 향하고 있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결국 서민층은 이자 부담이 더 큰 ‘고금리의 늪’으로 밀려나고,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다시 금융시스템 불안 요인이 커지는 상황이 반복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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