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바이오, 페니트리움 전임상 중간 결과 발표
류마티스 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에서도 효과
난치성 질환 공통 병리 해결하는 플랫폼 청사진
가짜 내성 치료제 ‘페니트리움’이 동물 실험에서 류마티스 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에 대해 완전 관해(寬解) 효과를 보였다. 현대바이오는 약물 전달 장벽을 제거하는 가짜 내성 치료제 페니트리움이 기존 암 뿐만 아니라 다양한 난치성 질환에 적용될 수 있음을 강조하고 나섰다.
현대ADM바이오와 현대바이오사이언스는 1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신약 후보물질 페니트리움의 류마티스 관절염 및 다발성 경화증에 대한 전임상(동물실험) 중간 결과를 공개했다.
페니트리움은 약효를 차단하는 ‘방어막’을 공격하는 치료제다. 암세포나 염증을 직접 공격하는 대신, 질병 부위 주변에 형성돼 약물과 면역세포의 침투를 막는 물리적 방어벽인 세포외기질(ECM)과 섬유아세포(CAF)를 정상화한다. 회사는 약효를 차단하는 이 현상을 '가짜 내성'으로 정의하고, 페니트리움이 이를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를 맡은 조원동 현대ADM바이오 대표는 “지난 7월 췌장암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한 데 이어 오늘의 대상 질병은 류마티스 관절염과 다발성 경화증”이라며 “항암 치료제를 개발하겠다면서 왜 갑자기 자가면역질환 이야기를 하는지 의문을 가질 수 있지만, 암과 자가면역질환은 ‘면역’이라는 측면에서 같은 궤도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암은 면역이 억제된 상태, 자가면역질환은 면역이 과활성화된 상태로 결국 면역을 정상으로 회복시키는 것이 공통된 치료 기전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임상 연구 결과 발표에 따르면 류마티스 관절염을 유도한 동물 모델에서 페니트리움과 표준 1차 치료제인 메토트렉세이트(MTX)를 병용 투여한 결과 실험쥐 6마리 중 4마리에서 관절 부종이 완전히 사라지는 완전 관해가 관찰됐다. 이 효과는 투약 9일 만에 나타났으며, 페니트리움 단독 투여군에서도 MTX와 유사하거나 더 우수한 염증 억제 효능이 확인됐다.
진근우 현대바이오사이언스 대표는 “류마티스 관절염이 염증이 아닌 그 주변을 둘러싼 세포와 조직의 문제라고 생각하면 이를 정상화해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접근”이라며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를 총괄한 최진호 단국대학교 화학과 석좌교수는 “페니트리움은 경직된 ECM 구조를 완화해 (약물·면역세포가 침투하도록) 리모델링시켜주는 콘셉트”라며 “지금까지 질병마다 치료제를 각각 개발했지만 가짜 내성과 같은 공통적 병리에 대한 이해를 높이면 결국에는 난치성 질환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바이오는 다발성 경화증(MS) 동물 모델 연구에서도 유의미한 결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발성 경화증은 면역계가 뇌와 척수를 공격하는 질환으로, 유해 물질로부터 뇌를 보호하는 뇌혈관장벽(BBB)이 오히려 약물 전달을 막아 치료제 개발의 가장 큰 난관으로 꼽힌다.
연구 결과 페니트리움은 BBB를 효과적으로 투과했다. 페니트리움 단독 투여 및 기존 면역조절 약물인 ‘오자니모드’와 병용 투여를 진행한 결과, 단독 투여군은 부분적 회복 효과를 병용 투여군은 기능적 관해 효과를 나타냈다.
장수아 현대ADM바이오 박사는 “페니트리움이 BBB를 통과해 신경아교세포 상처 형성을 억제하고 ECM 구조를 정상화함으로써 신경이 다시 소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현대바이오는 페니트리움을 암, 류마티스 등 다양한 난치성 질환의 공통 병리를 해결하는 하나의 ‘플랫폼’으로 개발하겠다는 청사진을 공개했다.
조원동 대표는 “페니트리움은 단순한 항암제나 면역억제제와 달리 질병의 근본 환경을 복원하는 신개념 치료제”라며 “페니트리움 기존 연구 대상은 암이었지만 앞으로 암, 류마티스, 다발성경화증 등 다양한 난치성 질환의 공통 병리를 해결하는 플랫폼 신약으로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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