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평양서 '노동당 창건 80주년' 대규모 행사
김정은, 중·러 대표단 양옆서 연대 강조 가능성
'딸 주애' 참석 여부 관심사…대남 메시지 나올까
ICBM 이동식발사대·수만군중 위성사진서 포착
북한이 조선노동당 창건 80주년을 맞아 기념 열병식을 10일 오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진행했다.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목적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비롯한 무기들을 선보이면서 위협 수위를 높인 모양새다. 특히 이번 열병식에 북·중·러 고위 지도자들이 모여 반미(反美) 연대를 과시했을 것으로 보인다.
'심야' 열병식 진행…反美연대 과시
북한은 전날 오후 10시께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진행한 것으로 11일 파악됐다. 북한의 열병식은 2023년 9월 정권 수립 75주년 이후 2년여 만이다. 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이 개최된 2020년 10월부터 이번까지 5년간 진행된 열병식은 8번이며 모두 야간에 진행된 바 있다.
통일부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집권 이후 2012년 4월 15일 김일성 생일 100주년 기념 열병식을 시작으로 2023년 정권수립 75주년 기념 열병식까지 총 15차례 실시했다. 김 위원장은 지금까지 5번의 연설을 한 바 있다.
이처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비롯한 당 간부들이 열병식에 참석했을 가능성이 높다. 김 위원장의 딸 주애가 열병식에 참석했을지도 관심사다.
주애는 2023년 2월 건군절 75주년 열병식과 그해 9월 북한 정권 수립 75주년 기념 '민방위 무력 열병식'에서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또 김 위원장의 방중 때 동행했으며 이후 한 달간 공식 석상에 보이지 않았다.
열병식 축하행사를 위해 중국의 권력서열 2위 리창 국무원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 겸 통합러시아당 의장, 베트남 '1인자'인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등 사회주의 국가 고위급 인사들이 행사장 주석단에서 행사를 관람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중국 베이징에서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을 계기로 모인 북중러 3국이 한 달여 만에 평양으로 무대를 바꿔 다시 연대를 과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북한이 이번 열병식에서 김 위원장이 육성 연설을 통해 대남·대미 메시지를 발신할지, 어떤 신무기를 공개할지도 주목된다.
'화성-11형·19형' 등장…대남 위협 가중
우리 군은 이번 열병식에 수만 명의 군중과 수백 대의 무기장비가 동원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북한 당 창건 80주년 기념행사 참석차 지난 8일부터 방북 중인 싱가포르 사진작가 아람판(AramPAN)씨는 11일 오전 'DPRK 360'이라는 인스타그램 계정에 탱크와 극초음속 단거리탄도미사일, ICBM 등이 등장했다.
판 씨가 공개한 사진 중 '11'이라고 적힌 미사일 탄두가 이동식 발사대 위에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는 '화성-11형'인 것으로 보이는데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5일 보도한 무장장비전시회 '국방발전-2025' 관련 보도 사진에 나온 탄두와 비슷한 것으로 추정된다.
화성-11형은 북한의 대표적인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인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의 제식 명칭이다. 극초음속 활공체(HGV) 형상의 탄두를 장착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며 북한이 가장 많이 시험 발사한 미사일 중 하나다.
KN-23은 철도 발사, 수중 발사 등 다양한 발사 플랫폼이 식별된 바 있다. 비행거리도 최대 800㎞를 넘나드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남측을 타격하기 위해 북한이 가다듬고 있는 무기체계다.
또 '화성-19형'으로 보이는 ICBM도 포착됐다. 핵과 미사일 능력 고도화는 물론 핵무력 확대를 과시하는 모양새다.
수만 군중·병력 동원 포착…'화성-20형' 공개 가능성도
북한은 이번 행사를 위해 전날 10시께 전후로 장비와 미사일을 동원해 열병식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군사전문기자 출신 국방위원회 소속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11일 미 초소형 SAR(합성개구레이더) 위성업체 '엄브라'로부터 위성 사진을 입수했다. 위성 사진(해상도 50㎝급)을 보면 전날 오후 10시 1분, 10시 34분에 병력과 군중 등 수만명 이상이 동원된 것으로 추정된다.
장비종대 마지막에는 ICBM 등 이동식 발사대들이 김일성 광장에 진입하기 위해 대열을 갖추고 대기하고 있는 모습도 식별됐다. 유 의원은 "장비 종대 후반 이동식 발사대 가운데엔 대형 ICBM들도 식별되는데 화성 19형 또는 신형 화성 20형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날 밤 평양에는 비가 내려 전자광학(EO) 카메라 위성으로는 열병식 사진을 찍을 수 없지만 SAR 위성은 비가 오거나 야간에도 촬영이 가능하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전날 "북한에도 오늘 오후 늦게부터 시간당 1mm 정도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돼 열병식은 가능할 것 같다"며 "다만 항공 전력들에는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중국과 러시아 고위 인사 앞에서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화성-20형'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을 최초 공개하며 핵보유국 지위를 과시하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북한은 지난 9일 평양 중구역 릉라도에 위치한 5월 1일 경기장에서 집단체조, 예술공원, 불꽃놀이 등으로 구성된 전야제 성격의 행사를 진행했다.
한편 북한은 2017년 4월 김일성 생일 105주년 기념 열병식 이후로는 TV 생중계를 하지 않고 있다. 당일이나 이튿날 녹화중계를 하고 있어 이번 열병식의 세부 내용도 이날 북한의 대내외 보도와 TV 녹화중계를 통해 확인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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